경제일반

취임 1주년 김상조 "총수 일가, SI·물류·광고 등 非주력 계열사 주식 팔아라"

  • 세종=전슬기 기자
  • 입력 : 2018.06.14 15:00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초안 7월말까지 공개...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자체 개선안 내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대기업 총수 일가에 대해 비주력·비상장사 보유 주식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대기업의 핵심 사업과 관련 없는 SI(시스템통합),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계열사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초안을 7월 말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지배 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 핵심 계열사면 지분을 보유하면서 책임을 지는 게 시장 경제 원칙에 맞겠지만, 그룹의 핵심 사업과 관련 없는 SI,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등의 계열사에 총수 일가가 다수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거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될 필요가 있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이러한 관행이 더이상 시장에서 용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고히 인식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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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1년간 재벌 개혁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갖고 기업 집단의 지배 구조와 경영 관행에 대한 자발적 변화를 유도했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자평했다.

    공정위가 38년만에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에 대해선 7월 말까지 초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은 올해 가장 역점에 두는 과제”라며 “7월 말 주요 사안에 대한 법 조항까지 포함해 초안을 공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일감 몰아주기 문제에 대해선 법 개정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여부에 따라 공정거래법의 조사 대상과 기준이 다르다”며 “이것을 20%로 단일화 한다고 해서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현재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자산 5조원 이상의 그룹 계열사다. 상장사 계열사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일 때, 비상장사는 20% 이상일 때 규제 대상이 된다. 국회에는 상장 계열사도 비상장사 계열사처럼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이면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김 위원장은 “경영에 참여하는 직계 위주의 대주주 일가는 주력 핵심 계열사 주식만 보유해 주시고 나머지는 가능한 (정리)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촌, 육촌, 팔촌 일가의 경우 지분 매각이 어렵다면 가능한 빨리 계열 분리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SI,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계열사를 갖고 있는 이유가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가장 논란이 되는 분야가 SI인데, 선진국도 각 그룹 마다 SI 업체를 별도로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공정거래법은 계열사간 거래 목적이 효율성 증대와 보안성, 긴급성에 해당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제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자체 개선안을 발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기업들이 자발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강한 조사와 제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집단 대주주 일가들이 비주력·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되면 언젠간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 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저희가 (일감 몰아주기) 법 위반 혐의 경중에 따라 순차적으로 조사와 제재를 할텐데, 조사 과정에서 각 그룹이 자발적인 개선안을 내놓는다면 일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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