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美연준·ECB 통화긴축 속도 '촉각'…긴장감에 휩싸인 신흥국

  • 세종=정원석 기자

  • 입력 : 2018.06.13 12:36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통화 긴축에 나서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지시간 13일 오후 2시(한국시간 14일 새벽 4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신흥국은 초긴장 상태다. 미 연준은 이번 FOMC에서 현행 1.50∼1.75%인 연방기금 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라 FOMC 성명서에 향후 통화긴축 속도에 대해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4일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양적완화(QE)의 출구전략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자본 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견디지 못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밖에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등 다른 신흥국 금융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2013년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로 신흥국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던 ‘긴축발작’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美 연준 추가 금리 인상 ‘기정사실화'...ECB 양적완화 종료 선언하나

    미 연준은 12~13일 이틀간의 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13일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월가에선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0.25%P 인상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5∼7일 월가 전문가 37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응답자 전원이 0.25%P 인상을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도 12일 현재 0.25%p 인상 가능성을 96.3%로 봤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2.2%로 다소 주춤했지만 5월 실업률이 18년만의 최저 수준인 3.8%로 떨어지는 등 고용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진=조선일보DB.
    사진=조선일보DB.
    관건은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어떤 시그널을 줄지다. 이번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연준은 올해들어 기준금리를 두 번 올리게 된다. 연준은 ‘연내 3회 인상’을 통화정책 방향으로 제시했지만 월가에선 지난 3월 이후 금리인상 횟수가 ‘연내 4회’로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FOMC 성명서 문구 등에서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올 경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ECB 통화정책결정 회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CB가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구상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CB는 현재 매월 300억유로씩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고 오는 9월에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계획이다. 이를 연장하려면 6, 7월 중에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양호한 경제 지표와 물가 상승을 감안할 때 연장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ECB가 계획대로 9월쯤 양적완화를 끝내면 내년초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최근 이탈리아 경제 불확실성이 부각된 만큼 ECB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시기를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 일본은행(BOJ)도 14일과 15일 이틀간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연 뒤 15일 결과를 발표하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21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일본 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준과 ECB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응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 신흥국 6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선진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통화 긴축 정책은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 2013년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 시사로 신흥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긴축발작’이 재연되면서 신흥국의 ‘6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환전소. /사진=블룸버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환전소. /사진=블룸버그.
    아르헨티나는 자본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견디지 못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3년간 500억 달러(53조4750억 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황이다.

    인접국인 브라질 또한 헤알화 가치가 2016년 3월 이후 약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자본 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과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헤알화는 연초 이후로만 달러대비 -17.8% 하락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외환 스와프 시장을 통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헤알화 가치 하락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도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7.75%로 1.25%P 인상했다. 이같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움직임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지역 시장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고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면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고 이에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들도 외화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