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살아가는 자영업자들, 대출 300조원 돌파

  • 김지섭 기자

  • 입력 : 2018.06.13 03:06

    올 11조원 증가, 10년만에 최대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추이
    자영업자들이 금융회사에서 빌려 쓴 돈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1000억원 불어난 300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1~5월) 11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2015년 말 239조2000억원이었던 개인사업자 대출은 3년 5개월 만에 3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이 16.2% 증가(559조6000억→650조5000억원)하고, 대기업 대출은 4.6% 감소(164조4000억→156조9000억원)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2년 사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는 부동산 임대업자들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 자산가들이 은행에서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동산 임대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에 달한다. 당시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나 늘어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풍선 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된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더 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경기가 안 좋은 숙박·음식점 분야 자영업자 상당수가 눈앞의 생존을 위한 대출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측정하는 숙박·음식점 분야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올해 1분기에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분야의 분기별 대출 증가액(전년 동기비)은 2015년을 기점으로 3조원대에서 4조~5조원대로 늘어나 계속 유지되는 추세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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