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총 초유의 사태… 버티는 송영중 부회장 직무정지

  • 신은진 기자

  • 입력 : 2018.06.13 03:06

    [낙하산 인사 참사 점입가경]
    경총 "묵과 못해" 사퇴 공개 요구

    송영중 경총 상임부회장
    "정상적으로 일했고 하나도 문제가 없다."(송영중〈사진〉 경총 상임부회장·11일 오전)

    "회장단과 송 부회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겠다."(손경식 경총 회장·11일 오후)

    "열심히 일하겠다."(송 부회장·12일 오전 9시)

    "전날 (송 부회장에 대해) 업무배제를 명했다. 곧 회장단 회의를 한다."(손 회장·12일 오전 10시30분)

    약 7일 동안 출근하지 않으면서 가시화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의 진퇴(進退) 문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경총은 12일 '송 상임부회장에 대한 경총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송 상임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 회장단 회의를 개최해 논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전날 손경식 경총 회장이 완곡하게 사퇴 메시지를 보냈지만, 송 부회장이 "열심히 일하겠다"며 버티자 자료를 낸 것이다. 1970년 설립된 경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고용부 출신 노동 관료가 사용자 단체의 부회장으로 임명되며 불거진 '낙하산 인사'가 2개월 만에 '인사 참사'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경총은 자료에서 "송 부회장은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이라며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최저 임금 산입 범위 개편 문제는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양대 노총 주장에 동조했다가 여야는 물론 경제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고 5월 말부터 최근까지는 출근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송 부회장은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손경식 회장은 지난 11일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24명의 회장단이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은 후, 정관상 법적인 효력을 갖는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안을 결의하고 임시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이르면 15일 회장단 회의를 열기로 했다.

    현 정부 들어 경총 상임 부회장 자리는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김영배 당시 상임부회장이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정면 비판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경총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다.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경총은 노사 관련 이슈에서 빈번하게 배제됐다.

    올 들어 김 부회장이 연임될 기미가 보이자, 정부와 여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해 저지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 때문에 경총 상임부회장 자리는 40여 일간 공석이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