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회식은 근로시간으로 안본다

입력 2018.06.12 03:06

주52시간 20일 앞두고 가이드라인
재계 "판례 모은 것, 별 도움 안돼" 고용장관 "준비부족 질책 많았다"

다음 달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부터 순차 적용하는 주 52시간 근로와 관련,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을 11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그간 판례와 정부 행정 해석 등을 토대로 판단 기준과 사례를 제시했지만, 시행 20일을 앞두고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추상적인 데다 노사가 합의로 알아서 결정하라는 부분이 많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직장 내 회식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업무상 지인과의 식사, 주말 골프 등 거래처 접대도 사용자 지시나 승인이 없으면 근로시간이 아니다. 반면 업무 도중 흡연·커피 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받는다. 사내 교육은 성희롱 예방 교육과 산업안전 교육 등 법정 교육과 사용자 지시에 따른 직무 교육 등은 근로시간에 포함되나, 권고 차원 교육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출장은 근로시간에 포함돼 하루 8시간 등 소정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거나, 노사 합의로 하루 10시간 등 필요한 시간으로 정할 수 있다. 예컨대 해외 출장은 출입국 절차와 비행 시간 등을 근로시간에 어느 정도로 반영할지 등은 노사 합의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재계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그간 판례와 행정 해석을 정리한 것이어서 근로시간 단축을 앞둔 정부의 가이드라인 또는 지침으로 부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동 분야를 아는 변호사나 노무사라면 상식적으로 다 아는 내용뿐"이라며 "재판으로 갔거나 고용부에 질의가 들어온 것을 정리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결국 개별 사안 따라 달라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다양한 사업장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데는 한계가 있고 지나치게 구체적일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부 간부와 산하기관장 등이 참석한 '긴급 주요 기관장 회의'를 열어 "최근 언론과 노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고용부 준비가 부족하다는 질책 목소리가 많았다"며 "특히 노동시간 판단 기준 등 매뉴얼을 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으로 임금이 감소된다는 등 현장의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 안착 등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미흡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기업(3700여 곳) 중 74%인 2730곳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594(22%)곳에서 인력 충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반발하는 최저임금법 개정과 관련해선 "정기 상여금 등이 산입 범위에서 제외돼 왜곡된 최저임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저임금 노동자 보호와 중소기업 부담 완화 간의 균형을 추구한 입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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