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단독] P2P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한다...'분리 보관 의무화·상환청구권 강화'

  • 김형민 기자
  • 입력 : 2018.06.08 06:05

    부실률 급등 등 경고음이 나오는 P2P(peer to peer·개인간) 대출 시장과 관련해 돈을 빌려준 투자자의 투자금은 물론 상환금까지 가상계좌 등에 분리 보관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위원회가 P2P 대출 중개 업체를 직접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등록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투자자의 '원리금 수취권'을 민법상 효력을 갖는 '원리금 상환청구권' 수준으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P2P 대출 관련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와 협의 중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P2P 대출 관련 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 상정된 P2P 대출 관련 법안은 총 4개다. 이들 법안의 공통점은 P2P 업체를 금융위 등록 대상으로 지정해 금융당국이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P2P 업체의 경우 상법상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엔 관리 감독권이 없다. 대신 P2P 대출 중개 업체와 연계한 대부업자가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금융당국은 연계 대부업체를 통해 P2P 업체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3년동안 급팽창한 P2P 대출 시장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부동산 PF 대출 전문 대형 P2P 업체인 헤라펀딩이 부도를 냈고, 일부 업체는 횡령, 허위 공시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국내 75개 P2P 연계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동산 PF 대출 부실률이 12.3%로 투자자의 원금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373억원 규모였던 P2P 대출 시장은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조선DB
    조선DB
    P2P 업체가 금융위 등록 대상으로 지정되면 우선 공시 의무가 강화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2P 업체가 대출을 집행했다고 해놓고 정작 다른 곳에 사용하는 불법행위 등은 공시 강화를 통해 일정 수준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로는 투자자 자금 분리 보관이 의무화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도 금융당국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통해 P2P 업체가 투자자의 자금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가상계좌로 별도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가상계좌로 분리 보관되는 투자금과 달리 대출 상환금은 P2P업체를 거쳐 지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2P 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상환금을 다른 곳에 사용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투자금 모집부터 상환 업무까지 모두 신탁사에 맡기거나 가상계좌를 통해 분리 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또 P2P 대출 투자자의 법적 원리금 상환 요구권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현재 P2P 업체는 투자자에게 원리금 수취권이라는 문서를 제공하는데, 이 문서는 통상 투자자에게 부여하는 원리금 상환청구권과는 다르다. 개인간 사적 채권 채무 관계에서 제공되는 상환청구권은 투자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민법상 보장된 증서다. 하지만 원리금 수취권은 투자자와 P2P 업체 사이에 맺은 계약이다. 원리금 수취권은 투자자가 채무자에게 민법상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리금 수취권은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투자 설명서에 불과하고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문서"라며 "원리금 수취권에 대한 법적 정의, 권리 관계 등을 명확히 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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