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재 아산생명연구원장 "한국형 AI '닥터앤서'는 한국인 맞춤형 정밀의료 혁신 이룰 것"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8.05.25 14:33 | 수정 2018.05.25 16:17

    촉각을 다투는 ‘뇌졸중’ 의심 환자가 발생하자 인공지능(AI)이 응급환자의 의료 영상을 분석한다. 이 인공지능은 그동안 병원에서 한국인의 뇌졸중 양상을 학습했다. 병원에 축적된 수십만명의 뇌졸중 환자들의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데이터와 진단 기록, 전공 서적 등은 물론이다.

    뇌졸중 발생 요인은 다양하다. AI는 심혈관이 막힌 것인지, 색전증이 발생한 것인지, 대동맥이 경화했는지 등 뇌경색 유형을 신속하게 분류해낸다. 전문의는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참고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 똑똑한데다 신속한 AI가 의료현장에 들어오면서 오진 확률은 더욱 줄어들었고 환자의 치료 효율과 신뢰도가 더 높아졌다.

    이처럼 한국인만의 의료 정보 데이터를 학습해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인 질병진단을 할 수 있는 AI기반 정밀의료서비스 ‘닥터 앤서(Dr. Answer)’ 개발이 본격화했다. 정부가 2020년까지 3년간 357억원을 투입해 개발되는 닥터 앤서 프로젝트 총괄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의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질병은 인종별, 지역적, 유전적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약물 반응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형 AI 정밀의료 시스템 개발 사업은 다른 나라, 해외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닥터 앤서는 ‘Ai, network, software, er’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의사 진단·치료를 지원하고 무엇이든 대답해준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 조선DB
    2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의료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은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라며 “한국형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 서비스인 ‘닥터 앤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내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한국형 AI 정밀의료 시스템 개발 사업은 다른 나라, 해외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닥터앤서 개발 사업에는 사업 총괄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의 한국데이터 중심의료사업단(K-DaSH)을 중심으로 고대구로병원, 부산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울산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25개 의료기관과 라인웍스, 뷰노, 삼성SDS, 셀바스AI, 쓰리빌리언,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카카오브레인 등 19개의 ICT 기업이 참여한다.

    지난 2016년 구글의 ‘알파고’와 IBM의 ‘왓슨’ 등 해외의 인공지능(AI)이 한국에 처음 상륙한 이후 AI는 사회·경제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일으켰다. 이후 국내 의학계와 산업계에서는 한국형 AI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국형 AI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원장은 “한 예로,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세계 1위인데 미국에서 위암 발병은 드물다”며 ‘왓슨’과 같은 해외 AI의 경우 한국인 등 동양권의 의료적 특성과 환경이 충분하게 반영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우리 국민을 위한 최초의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25개 병원과 19개 기업, 정부가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치매, 뇌전증,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등 8개 중점질환에 대한 한국형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의료빅데이터 응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 높은 모델,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델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닥터앤서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뇌파의 패턴을 분석해 뇌전증 환자가 어느 순간에 발작할 위험성이 큰지 등을 예측할 수 있거나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AI시스템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환자 진료 현장에 활용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영상데이터로, 의료 영상들을 토대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환자 진료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사업 참여도 관심을 모았는데, 이번 사업에서 카카오브레인이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AI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클라우드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같은 질환이라도 개인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유전체정보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해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한국형 AI ‘닥터앤서’ 개발 이후에도 넘어야할 산은 많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산업적 성공을 이뤄내야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 인·허가, 수가화 등 제도 변화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 원장은 “이번 사업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역시 보안, 즉 민감 정보에 대한 훼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이기에 어떤 형태로든지 성공물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사업은 한국인의 데이터를 사용한 솔루션 개발을 통해 한국인 고유의 모델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의료와 ICT 인재가 만나 산업적인 외연을 넓히는 틀이 될 것이며 앞으로 정말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원장은 “이번 사업에서 개발된 좋은 솔루션들이 훗날 해외로 나가 ‘정말 한국 시스템이 좋구나’라는 인정을 받아 세계인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면 최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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