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서비스 · 유통

[현장취재] 쿠팡 덕평물류센터 곳곳 균열, 건물 바닥에도 금이 '쩍쩍'...회사측 "옹벽만 균열, 건물은 안전"

  • 윤민혁 기자, 이천=김지현 인턴기자
  • 입력 : 2018.05.18 16:36

    산비탈 깎아 지은 물류센터...지반 침하로 곳곳 균열
    경기도청 위험성 지적, 정밀안전점검 진행
    쿠팡 “옹벽 균열일 뿐 건물 안전엔 문제 없어”
    직원들 불안 “회사가 핸드폰 수거, 사고 나도 신고 못 해”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9만9173㎡(약 3만평) 규모의 ‘메가물류센터’로 2014년 설립됐다. 덕평물류센터는 쿠팡의 전국 54개 물류거점 중 인천물류센터와 함께 규모가 가장 크다.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로켓배송'으로 유통업계 물류혁신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쿠팡 입장에선 직접 물류·배송이 필수적이다. 덕평물류센터는 수도권 서남부 배송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덕평물류센터는 지난 2월 경기도청으로부터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정밀안전점검 중이다. 경기도청이 지적한 이유는 지반침하로 인해 덕평물류센터 부지를 지지하고 있는 옹벽(축대)에 균열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주민들과 직원들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으나 쿠팡은 옹벽에 균열이 일었을 뿐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전경. 아래쪽 옹벽에 지반침하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옹벽 위로 빗물을 막기 위해 덮어놓은 하얀 비닐이 보인다. /김지현 인턴기자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전경. 아래쪽 옹벽에 지반침하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옹벽 위로 빗물을 막기 위해 덮어놓은 하얀 비닐이 보인다. /김지현 인턴기자
    덕평물류센터의 위험성이 얼마나 높기에 경기도청의 지적을 받고 정밀점검을 하는 걸까. 지난 16일 물류센터를 직접 가봤다.

    ◇ 균열 생긴 옹벽, 금이 쩍쩍 간 주차장, 그 위로 오가는 물류 트럭들

    덕평물류센터는 산비탈을 깎아 조성한 부지에 들어서 있었다. 물류센터에 다가가자 산비탈을 지탱하기 위해 세운 약 15m 높이의 거대한 옹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진 그 옹벽이었다. 물류센터 입구 근방에선 지반 상태를 검사하기 위한 시추작업이 한창이었다.

    문제가 된 옹벽 바로 위에 자리한 주차장 곳곳에는 검은색 시멘트로 균열을 메운 모습이 보였다. 장마철을 앞두고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보수한 흔적이었다. 옹벽 부근에는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노란색 안전표지판과 함께 접근을 차단해놨다. 하지만, 균열이 생긴 주차장 위로 여전히 물류차량이 오가고 있었다.



    물류센터 건물에서 바라본 주차장의 모습. 옹벽쪽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주차장의 균열이 선명하다. 균열이 생긴 주차장 위로 물류차량이 오가고 있다. /독자 제공
    물류센터 건물에서 바라본 주차장의 모습. 옹벽쪽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주차장의 균열이 선명하다. 균열이 생긴 주차장 위로 물류차량이 오가고 있다. /독자 제공
    ◇ 물류센터 건물 바닥도 곳곳 균열

    쿠팡은 옹벽에 균열이 있을 뿐 물류센터 건물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취재 결과 물류센터 내부 바닥에도 균열이 가 있었다. 물류센터 외부 복도의 창을 통해 바라본 덕평물류센터 1층 작업장 바닥 곳곳에선 균열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균열의 길이가 길게는 4m가량 돼 보였다. 작업자가 사용하는 책상 바로 뒤 바닥이 갈라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안전점검을 진행중인 옹벽에서 물류센터건물까지 거리는 약 30m다. 건축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건물 1층에 균열이 생기는 경우라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바로 옆 지반이 침하돼 주차장에 금이 갔다면 건물이 들어선 지반의 안전도 보장하기 힘들다”며 “건물 내 균열이 최근 들어 늘어나거나 균열의 좌우 단차(높이차)가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1층 바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균열들. /김지현 인턴기자
    쿠팡 덕평물류센터 1층 바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균열들. /김지현 인턴기자
    쿠팡은 현재 이천시에 정밀안전진단을 요청하고 보강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천시 산림공원과, 안전총괄과, 쿠팡이 협업해서 안전진단에 나서고 있으며, 5월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반조사와 정밀안전성 평가를 거쳐 콘크리트, H빔 등으로 최대한 빨리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천시는 물류센터 내부 균열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쿠팡 측은 “물류센터 건물 바닥에 금이 간 것은 일반적인 것으로, 옹벽 균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직원들 불안 커 “회사가 핸드폰 수거해 사고 나도 신고 못 해”

    직원들은 또 다른 이유로 불안해하고 있다. 쿠팡은 직원들이 출근할 때 휴대폰을 반납하게 한다. 쿠팡은 휴대폰 수거에 관해 “물류 차량 등이 오가는 환경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거부터 수거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유통업체 물류센터에선 직원들의 휴대폰을 수거하지 않는다. 복수의 물류·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철소 등 국가보안시설이나 보안이 중요한 전자제품 물류창고에서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 물류센터 직원들의 휴대폰을 수거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A씨는 “지반 침하 소식을 듣고 직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천 재난안전본부는 사고가 발생하면 전화하라고 안내하지만 출근체크와 동시에 휴대폰을 반납해 119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직원 B씨는 “직원들 사이에 만일 건물이 붕괴돼 매몰된다면 휴대폰으로 위치를 알릴 수 없어 고립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늘 있다”고 전했다.

    덕평물류센터에선 지난 2월 화재 사고가 있었다. 당시 화재는 조기 진압됐지만, 연기가 가득참에도 현장 근로자들을 대피시키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천시는 휴대폰 수거 사실에 관해 “회사 경영 방침을 손댈 수는 없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쿠팡 측에 관련 사항을 건의해보겠다”고 했다.

    물류센터 균열과 관련, 쿠팡 관계자는 “주차장에 일부 균열이 생겼지만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는 상태로, 건물은 지반에 세운 기둥이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매해 건물 안전점검을 받고 있으며 올해 점검 결과도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