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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경험 쌓은 LG家 후계자 구광모 상무

  • 안상희 기자

  • 입력 : 2018.05.17 19:48

    와병 중인 LG그룹 구본무(73) 회장의 장남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지주사 ㈜LG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4세 경영승계가 본격화된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광모 LG전자 상무./조선DB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광모 LG전자 상무./조선DB
    ㈜LG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는 다음 달 29일 9시 해당 안건을 주요 내용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1978년생으로 올해 만 40세인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장남)이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이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게되자 2004년 그를 양자로 입적했다. 당시 그는 26세였다. 그는 서울 경복초등학교와 영동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이후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했다.

    구 상무는 LG그룹에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했다. 다음해 과장으로 승진한 구 상무는 미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입학하며 유학을 떠났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중간에 실리콘밸리로 옮겨가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다시 그룹에 복귀한 것은 2009년 말이다. 그는 미국 뉴저지 LG전자 법인으로 복귀해 재무와 영업에서 경험을 쌓고 2013년 입국했다. 그룹 핵심조직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4년 (주)LG 시너지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같은해 11월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2015년 (주)LG 상무로 승진한 이후 LG의 주력,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왔다. 구 상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직접 챙겨왔다.

    구 상무는 올해부터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구 상무는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두루 누비면서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며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존중하고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행을 깊이 챙기고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 회장은 작년 4월 뇌종양이 발견돼 몇 차례 수술을 받고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상태가 나빠지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구 회장은 1995년 회장으로 취임해 20년 넘게 그룹을 이끌어오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작년부터는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에게 사실상 그룹 경영을 맡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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