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ㆍ통상

親文 성향 위원장·진보일색 최저임금委 …내년도 최저임금 가파른 인상?

  • 세종=조귀동 기자

  • 입력 : 2018.05.17 15:32 | 수정 : 2018.05.17 17:30

    류장수 교수,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참여
    결정권 쥔 정부 공익위원, 진보 일색으로 채워져


    201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처음 열렸다. /연합뉴스
    201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처음 열렸다. /연합뉴스
    2019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가 17일 활동을 시작했다. 최저임금위는 류장수 부경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류 교수는 2012년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현 정부 지지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8명의 공익위원도 진보 성향이 강하다. 전년대비 16.4%가 오른 올해처럼 내년도 최저임금도 가파른 인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열었다.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당연직인 김성호 상임위원을 제외하고 정부가 선임하는 공익위원 8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이 임기 3년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됐다.

    ◇김영주 장관 “저임금 노동자 소득 향상, 노동시장 격차 해소” 주문


    親文 성향 위원장·진보일색 최저임금委 …내년도 최저임금 가파른 인상?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위는 류장수 부경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전체 27표 중 찬성 25표, 반대 1표, 기권 1표였다. 위원장은 공익위원이 맡는 데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류 교수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고용부 안팎에서 파다했다. 류 교수는 보수와 진보 양 쪽에서 일을 해왔지만, 친문(親文) 성향이 강하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일자리혁명위원회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청년, 노동 정책과 관련해 정부 측에 자문 역할도 수행해왔다.

    나머지 공익위원 7명도 진보색이 분명하단 평가다. 김혜진 세종대 교수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각종 정부위원직을 맡았다.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출신이라 사실상 근로자 위원에 가깝다는 평가다. 강성태 한양대 교수는 노동법 분야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 학자다. 백학영 강원대 교수, 박은정 인제대 교수도 빈곤 문제나 노사 문제에서 진보적인 입장에 서왔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작년 최저임금제 개선TF(임시조직)를 이끌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장을 전달하면서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향상하고 노동시장 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합리적인 수준”이란 단서 조항을 붙이긴 했지만 사실상 2019년도 최저임금도 대폭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노동계 “산입범위 개편 노사정 대화로 넘겨야”


    親文 성향 위원장·진보일색 최저임금委 …내년도 최저임금 가파른 인상?
    이날 노동계는 시종일관 “국회나 최저임금위에서 진행 중이었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논의를 중단하고, 노사정 대화로 이를 결정해야 한다”고 공세적인 입장이었다. 또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올해도 큰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수준만 결정하고 제도는 사회적 대화로 전환해야 한다”며 “국회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중단하고 민생법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내에서 정기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기류가 강한 상황에서, 추가 법안 심의 등을 중단하는 요구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며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사무총장은 “올해 16.4%가 올랐다지만 사용자 쪽에서 근로시간을 임의로 줄이고 산입범위를 바꾸는 꼼수를 부려 안하니만 못한 인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세간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수세적인 입장이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인상되면서 사업자 부담이 커지고 고용시장 사정이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최저임금 제도가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너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최저임금위에 10년 째 참여하고 있는 데 올해가 가장 어렵고 험난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결론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무엇이 진정 한국 경제를 위하는 것인지 합리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회의에서 24일 전문위원회를 열어 2019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이후 6월 28일 제10차 전원회의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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