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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도 전에 '삐끗' 예감…政-의약단체 '적정수가 협상' 동상이몽

  • 허지윤 기자

  • 입력 : 2018.05.17 06:00

    정부와 보건의약단체 간의 내년도 수가(요양급여비용) 협상이 본격 시작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치과협회, 대한약사회(약사회) 등 7개 공급자 단체와 2019년도 유형별 수가(환산지수) 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단체 수가협상단은 17~18일 양일간 첫 상견례를 갖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경. /조선DB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경. /조선DB
    수가(酬價)는 공급자 단체가 제공하는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당국이 지불하는 대가다. 국민 건강보험료로 조성한 건강보험 재정에서 수가를 지급한다. 수가 협상에서 결정되는 수가 인상률은 곧 각 직역의 밥그릇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다 국민이 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의 인상폭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번 수가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과 각종 제도 시행에 따른 변화로 각 단체의 수가 인상 요구 목소리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협상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기싸움이 연출되는 분위기다.

    문 케어에 거세게 반발해온 의사협회(의협)와 정부 간의 협상이 순항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의협은 수가 협상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참여키로 했지만 정부와의 갈등 분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

    의협 소속 한 대의원은 “의사 회원들의 실익이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수가 협상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면서도 “만약 정부가 말도 안되는 수치를 제시할 경우 협상 중단 등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번 협상에서 문 케어 추진에 따른 의료계의 손실 보전, 저수가 구조 개편 등 최대한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확충과 민간의료보험 역할 축소를 골자로 한 '더 뉴 건강보험(The New NHI)'을 정부에 제안한 데 이어 오는 20일 문재인케어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도 열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적정수가’는 이번 협상의 최대 변수다. 앞서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추진과 함께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적정수가’를 보장해 나가겠다”고 공언해왔다.

    치료에 필요한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고 기존 보험수가의 높낮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적정수가’를 맞춰 보상하는 것으로, 전체 5개년 계획으로 추진돼 2022년에 완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번 협상이 적정수가의 첫 시작으로, 이에 대한 기준과 보상 수준, 방식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각 의약단체 간의 시각과 해석이 각기 다른 상황이다. 의료계가 바라보는 적정수가 개념은 '원가+α(이윤)'인 반면, 정부의 적정수가 개념은 ‘이윤이 큰 항목의 수가는 낮추고 적은 항목의 수가는 올려 전체 항목이 비슷한 수익을 내도록 한다’는 데 가까워 해석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협과 미묘한 온도 차가 있는 병원협회도 문 케어와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따른 병원의 수익 감소, 감염관리·소방시설 기준 강화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지난 1월 선택진료비 폐지, 4월 시행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등 정부의 보장성 강화 계획으로 병원이 경영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는 약속과는 다르게 개별 병원들의 손실이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의사계의 입장은 또다르다. 한의사단체는 문재인 케어 추진을 적극 찬성하면서도 한방,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급여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첩약, 한약과 한약제제, 약침에 대한 급여화(수가 적용) 요구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문재인케어에 대해 전폭적으로 찬성한다”면서 “한의계의 보장성 강화와 함께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지금까지 소외돼왔던 한의(韓醫) 부분의 정상화를 위한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현재 급여화 항목에서 국내 한의사들이 청구하는 질환들을 보면 대부분 근골격계로 돼 있고 침, 뜸, 부항, 물리치료는 보험이 되는 반면 한약이나 한약제제, 약침과 같은 내과계 질환을 치료하는 도구는 급여화가 안됐다”면서 “한의계에 대해서도 적정수가 보상이라는 부분은 타 의료영역과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각 단체 실무협상단과의 수가협상을 이달 31일까지 원만히 타결하는 것이 목표다. 수가협상이 타결되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내용을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한다. 반면 협상이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말까지 유형별 수가를 최종 결정한다.

    한편, 지난해 수가 협상에서 결정한 2018년 올해 수가 평균 인상률은 2.28%로, 추가 소요 재정 규모는 8234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수가 인상률 2.37%, 추가 소요 재정 8134억원보다 0.09%p 낮은 수준이었으며 유형별로는 △의원 3.1% △병원 1.7% △약국 2.9% △치과 2.7% △한방 2.9% △조산원 3.4%씩 인상키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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