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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공세에 흔들리는 국민연금...'우군 줄어들까' 다급해진 현대차

  • 김참 기자
  • 입력 : 2018.05.16 16:04

    ISS 반대 권고로 엘리엇 주장 동조 세력 늘어날 듯
    국민연금 자체 판단 유보할 듯...반대하기도 난감

    무난하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주총 통과를 예상했던 현대차그룹이 다급해졌다. 돌아가는 판이 심상치 않다. 이번 주부터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의견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나면서부터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하자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날 다른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ISS와 같은 의견을 냈다. 결국 표대결 양상으로 치닫는데, 현대차 입장에서는 우군이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 가능성만 커진 셈이다.

    지난주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개편안에 반대하자 평소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발언을 피해왔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배 구조 개편은 현대차 미래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엘리엇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결국 세간의 시선은 이번에도 국민연금에 쏠리고 있다. 사실상 캐스팅보드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현대차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지분 31%를, 국민연금은 2대 주주로 9.82%를 갖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의 지분율 총합은 49%다. 엘리엇은 지분이 1% 남짓이다.

    ◇ 개편안 찬성 전망 많았는데...국민연금 선택은?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캐스팅보드인 국민연금이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대기업 순환출자와 지배구조 관련 칼자루를 쥔 공정위가 긍정적이란 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이 개편안을 발표하자 이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정부 공증을 받은 지배구조 개편안이라 국민연금이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1조원 이상 세금을 편법 3세 승계라는 논란도 피해갈 수 있었다.

    국민연금의 선택은 다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의견은 다른 국내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DB
    조선일보DB
    그러나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하면서 국민연금의 이 같은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한차례 곤욕을 치른 상태라,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자체 판단을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자체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해 결정하는 것이 잡음이 나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반대하면 “투기자본 편들었다” 반대 여론 부담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장기적 투자 효과보다는 개편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단기 이익에 급급한 외국계 투기자본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삼성 합병 문제로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이 과거의 기억에 매몰돼 투기자본의 손을 들어줬다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엘리엇이 대안으로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국내 실정법을 무시한,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의 국내 A/S·모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지배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엘리엇은 "분할 합병 비율이 합당치 않고 사업 논리도 부족하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합병해 지주사 전환을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합병은 현대차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산업자본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게 된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 1%대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보유기간도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을 준비하는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관련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주주들과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현대차그룹 개편안은 재정적 득이 된다”며 “국민연금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유사한 비율로 각기 보유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따른 부의 변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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