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게임ㆍ인터넷

인디게임 개발사들 "과도한 과금 요구 지양해야...작품성과 완성도가 중요"

  • 안별 기자
  • 입력 : 2018.05.16 15:16 | 수정 : 2018.05.17 09:28

    국내 게임 회사 ‘빅3’인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총합은 1조8779억원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만 보면 올해 1분기 거둔 매출액 4752억원 중 모바일 게임 매출은 55%에 달한다. 게임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 과금에 그만큼 지갑을 연 셈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은 리니지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캡쳐
    엔씨소프트 ‘리니지M’은 리니지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캡쳐
    이같은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 추세가 최근 바뀌고 있다. 모바일게임에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유통이나 스폰서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게임인 ‘인디게임’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개발에만 수백억원을 쏟는 메이저 게임사들의 게임에 비해 그래픽 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만 나올 수 있는 기발함과 창의성이 과도한 과금 유도와 확률형 아이템에 지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4월 열린 ‘제3회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톱(Top)3에 오른 게임(지킬앤하이드, 코스믹워즈, 트릭아트던전)이 게임 이용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역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톱3에 이름을 올린 3명의 개발사 대표들은 “메이저 게임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MMORPG)’ 게임이 아닌 어드벤처 같은 마이너 장르도 작품성만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과도한 과금 요구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적절한 과금 유도는 괜찮지만 과한 건 지양해야”

    16일 오전 구글코리아 행사에 참석한 김효택 ‘자라나는씨앗’ 대표, 한상빈 ‘지원이네오락실’ 대표, 백상진 ‘코스믹아울’ 대표(왼쪽부터). /안별 기자
    16일 오전 구글코리아 행사에 참석한 김효택 ‘자라나는씨앗’ 대표, 한상빈 ‘지원이네오락실’ 대표, 백상진 ‘코스믹아울’ 대표(왼쪽부터). /안별 기자
    16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분야 최고 매출 1~3위는 모두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MMORPG) 게임이다. 어드벤처 같은 마이너 장르의 경우 순위권에도 오르기 힘들다.

    하지만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3로 뽑혔던 인디게임들은 다르다. 고래를 키우는 내용의 마이너 장르로 1회 페스티벌 Top 7에 오른 ‘어비스리움’은 글로벌 다운로드 1300만건을 기록했다. 생소한 우주 레이싱 소재를 내세워 2회 페스티벌 Top3에 뽑혔던 ‘비트레이서’는 글로벌 다운로드 2200만건을 기록했다. 생소한 장르지만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운로드 건수가 바로 회사의 매출이 되지는 않는다. 인디 게임 대부분이 과금 결제 시스템이 없는 경우도 많다. 수익이 있어야 게임 개발을 지속해 회사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인디 게임 개발자의 고충도 깊다.

    올해 3회 대표 Top3에 뽑힌 전략 장르 게임 ‘코스믹워즈’를 출시한 백상진 ‘코스믹아울’ 대표는 “코스믹워즈에는 일정 시간 플레이하면 쉬어야 하게끔 설정을 해놨다”며 “그런데 일부 이용자들이 ‘기다리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돈을 내야 하느냐’고 따지는 경우가 있는데 코스믹워즈에는 과금 결제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이용자들이 얼마나 많이 과금 결제에 시달렸으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지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인디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 내 과금 결제보단 앱 자체 판매 전략이 시장에서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제3회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20에 올랐던 ‘키위웍스’의 ‘마녀의 샘’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녀의 샘3’은 앱 다운로드 가격이 4800원이지만 작년 12월 글로벌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하며 높은 수익을 올렸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금 유도를 지양하는 인디 게임의 경우 한 번 결제로 게임 시스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유료 앱 전략이 적합하다”며 “최근 유료 콘텐츠에 돈을 내야 한다는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가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과금 유도에 지친 이용자들 ‘인디 게임’에 몰려

    이 같은 인디 게임 주목 현상은 과금 유도에 지친 게임 이용자들이 인디 게임에 몰리면서 생긴 현상이다. 과거에는 원하는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했다면 최근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선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은 일정 금액을 지불해 아이템을 구매하면 아이템이 확률별로 다르게 나오는 걸 말한다.

    확률형 아이템(캡슐형 아이템)을 뽑아 캐릭터를 얻는 한 모바일 게임.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확률형 아이템(캡슐형 아이템)을 뽑아 캐릭터를 얻는 한 모바일 게임.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게임 회사 측에선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확률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해당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잦다는 게 게임 이용자들 주장이다.

    회사원 A(33)씨는 “원하는 게임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10%라고 쓰여 있지만 스무번 이상 해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10만원은 넘게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1일 아이템 확률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하는 거짓·과장 광고를 한 넥슨 코리아, 넷마블, 넥스트 플로어 총 3개 게임사에 과징금 9억8400만원과 과태료 255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인디 게임 영향력이 커지면 확률형 아이템이 장악하고 있는 게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획일화된 모바일 게임에 지친 이용자들을 재유입시키고, 국내 게임 산업 특유의 고질병인 과금 유도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디 게임 활성화로 게임 산업 내 다양한 게임들이 많아지면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모을 수 있고, 과금 유도를 지양하는 인디 게임 덕에 과금 유도 현상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