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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 美 APT사업 …KAI ‘15만달러’ 변수될까

  • 전재호 기자

  • 입력 : 2018.05.16 11:00

    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미국의 전투기 제작사 록히드마틴과 함께 163억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사업 수주에 뛰어든 가운데, KAI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페이퍼컴퍼니에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를 입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수주전에 변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과 함께 이 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이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코언이 만든 페이퍼컴퍼니 ‘이센셜 컨설턴트(Essential Consultants LLC)’가 KAI를 포함해 여러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스캔들로 불리며 정치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이센셜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제약회사 노바티스, 미국 통신회사 AT&T로부터도 돈을 받았다. 노바티스는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달에 10만달러씩 총 120만달러, AT&T는 20만~60만달러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에 있는 KAI의 본사 항공기동에서 직원들이 T-50을 점검하고 있다./KAI 제공
    경남 사천에 있는 KAI의 본사 항공기동에서 직원들이 T-50을 점검하고 있다./KAI 제공
    론 와이든(Ron Wyden) 등 미국의 민주당 상원의원 세 명은 AT&T의 최고경영자(CEO)인 랜달 스티븐슨(Randall Stephenson)에게 누가 이센셜 컨설턴트와 계약했고 승인했는지 등 이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이달 25일(현지시각)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론 와이든은 노바티스 CEO인 바스 나라시만에게도 코언의 회사에 120만달러를 주고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이 일이 트럼트 대통령의 대통령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AI는 2017년 11월 이센셜 컨설턴트에 돈을 입금했다. 김지형 KAI 홍보팀장은 “이션셜과 용역 계약을 맺고 원가회계표준(CAS·Cost Accounting Standards) 준수와 관련된 법률 자문을 받았다. 합법적인 계약에 따라 지불한 것”이라며 “이 회사가 회계 자문을 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회사”라고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회사는 코언이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16년 10월 17일에 델라웨어(Delaware)주에 만든 회사로 나타났다. 코언은 이 회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함구하는 대가로 포르노 배우인 스테퍼니 클리퍼드에게 13만달러를 지급했다. WSJ는 뉴욕에 거주하는 코언이 델라웨어에 회사를 만들어 대중의 관심을 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델라웨어주는 다른 주와 달리 회사 매니저의 이름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KAI는 적법한 용역 계약에 따라 코언의 회사에 돈을 지급했다고 설명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 돈이 로비 목적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미국 공군은 원래 작년 말에 낙찰자를 선정하려고 했다가 올해로 연기했다.

    KAI의 파트너인 록히드마틴은 KAI가 코언의 회사에 돈을 지급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코언 스캔들이 관심을 받자 “록히드마틴은 KAI와 코언의 사업 관계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이 일이) 미국 공군 훈련기 수주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군은 이르면 이달 중 KAI·록히드마틴, 보잉·사브 컨소시엄 등 훈련기 교체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업체에 최종가격 제안서를 내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이들 업체가 최종 가격을 제시하면 올 여름에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미국 공군은 노후화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국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 요구에 맞게 개량해 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T-50은 초음속 훈련기로 우리나라 공군이 사용하고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등에도 수출됐다. KAI 측은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후속으로 650여대의 신규 물량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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