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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 이름 바꾼 까닭은

  • 이재원 기자

  • 입력 : 2018.05.09 14:00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하며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가 정치 글 이슈로 이름을 바꾸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10년 넘게 운영된 지역 카페에서 주민 확인을 받은 사람만 들어가는 카페가 새로 생기기도 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인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는 최근 ‘부동산 스터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네이버 카페인 부동산 스터디는 회원 수가 44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커뮤니티다.

    이 카페가 이름을 바꾼 것은 정치 글이 회원 간의 갈등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애초 이 카페는 재개발 관련 정보를 나누는 카페로 시작했다. 재개발 전문가인 강영훈 대표(붇옹산)가 2006년 개설했고, 점차 부동산 전반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장으로 발전했다. 지금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물론 각 지역 부동산 이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 이름 바꾼 까닭은
    하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부동산 값만 크게 오르고,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정책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면서 이 카페에서도 정치 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갈등도 생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정부의 기업정책을 비판하는 기사와 함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언급한 게시글이 올라오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회원과 비판하는 회원 간에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런 게시글이 많아지자 불편함을 느끼는 회원도 늘기 시작했다. 운영진은 ‘정치·종교 이야기 금지’라는 애초 규칙을 지키기 위해 게시판 관리자를 지정하고 정치 글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회원 수가 40만명을 넘어선 카페의 글을 일일이 다루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고, 결국 정치 글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운영자인 강영훈 대표는 공지를 통해 “이제까지 카페에 책임감을 가진다는 뜻에서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라는 이름을 유지해왔지만 마음을 내려놓겠다”면서 “앞으로 스팸 게시글 같은 게시글 관리, 제재 등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부분은 회원 각자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10여년을 공들인 카페지만, 부동산 이야기가 아닌 정치 이야기로 생기는 갈등까지 책임지고 관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갈등이 지역 커뮤니티에도 영향을 미친 사례도 있다. 용산구 이촌동 주민 커뮤니티인 ‘동·커(동부이촌동 커뮤니티)’는 최근 주민과 중개사 간의 갈등이 불거지며 홍역을 앓았다. 이촌동 공인중개사들이 시세보다 싼값에 집을 팔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과 그렇지 않다는 중개사들 간의 갈등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불거졌고, 회원 간에 비방 글도 여럿 올라왔다. 특히 5개 아파트 단지 통합 리모델링 이슈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격화됐다.

    결국 일부 회원은 지역 발전 이슈를 따로 논의할 실소유자 카페를 개설해 동·커에서 진행하던 리모델링 논의의 장을 옮겼다. 이 카페에 가입하려면 등기부등본을 통해 이촌동 아파트 소유자임을 확인받고, 회비도 내야 한다. 결국 동·커에서는 부동산 관련 이야기가 확연히 줄어든 상황이다. 이촌동 한 주민은 “생각이 다른 경우 비방이 아닌 토론을 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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