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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분당·홍제 줄줄이 "분양 연기"… 수도권 주택시장 대혼란

  • 우고운 기자

  • 입력 : 2018.05.09 06:06

    정부가 건설업계에 건설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분양대행업체에만 주택 분양업무 용역을 맡길 것을 주문하면서 이달 초중순 분양 예정이었던 단지 중 상당수가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 아직 건설업 등록을 하지 못한 분양대행업체들은 분양 일정에 맞춰 서둘러 등록을 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건설업계에 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가 분양대행을 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경고, 2차 3개월 영업정지, 3차 6개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라고 지방자치단체에도 요청했다.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연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장련성 객원기자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연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장련성 객원기자
    당장 이달 초중순 분양 예정이었던 수도권 단지들은 비상이 걸렸다. 건설업계는 이달 말쯤으로 분양 일정을 미뤄 분양대행업체의 건설업 등록을 유도하는 방안과 자체 분양 대행 인력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두고 고심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예정된 분양 물량은 총 74개 단지, 6만2258가구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2.6배 많은 물량이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과 건설사들이 금요일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 분양은 25일 이후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동 서초우성1단지를 재건축하는 ‘서초우성1차래미안’은 애초 18일로 예정한 분양 일정을 25일로 미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분양대행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정부 방침에 문제가 없는 분양대행업체를 골라 분양 일정에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에 굳이 따라야하는지 업계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건설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분양하는 ‘분당더샵파크리버’도 분양 일정을 25일쯤으로 1주일 미룰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건설업 등록면허가 없는 분양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존 분양대행업체에 건설업 등록을 유도할지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다음 달로 분양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효성해링턴플레스’ 역시 같은 이유로 분양 일정을 25일로 미루려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대행업체들이 모두 정부의 지침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결국 건설업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사에서도 무리없이 분양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분양대행업체들에 건설업 등록을 유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GS건설이 이달 강동구 상일동에 분양하는 ‘고덕 자이’와 영등포구 신길동에 분양하는 ‘신길 파크자이’는 모두 회사가 자체적으로 분양대행업무를 맡아 이번 정부 지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GS건설은 수도권에 분양하는 대단지를 제외한 상당수 단지의 분양 업무를 직접 한다.

    GS건설 관계자는 “고덕자이는 18일쯤, 신길파크자이는 18일이나 25일쯤 분양을 할 계획”이라면서 “두 단지 모두 직영으로 분양 업무를 하기 때문에 이번 지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분양대행사들은 소규모 사업자가 대부분이다. 건설업 등록증을 구비하고 있는 곳은 MDM과 신영 등 시행업을 겸업하는 소수에 그친다. 건설업 등록을 위해서는 자본금 5억원, 5인 이상(중급 2명, 초급 3명) 기술자 고용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당장 건설업 등록에 나선다해도 승인까지는 통상 20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분양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지침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어떻게 해야할 지 최대한 말을 아끼는 상황”이라면서 “울며 겨자먹기라도 건설업 등록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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