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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업 탐내는 은행들 vs 은행은 안된다는 금융위

  • 이승주 기자

  • 입력 : 2018.05.06 11:00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방안을 통해 3분기 중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하지만 금융위는 은행에 대해선 부동산신탁업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방침을 고수할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 BNK금융지주 등 은행 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전북은행, Sh수협은행 등 은행들이 금융위의 부동산 신탁업 신규 인가 방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신탁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부동산신탁 시장이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은행 차원에서는 비이자이익 부문을,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데, 부동산신탁 시장은 진입만 가능하면 당장 실적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선DB
    조선DB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전문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1년 전(3933억원)보다 28.7%(1128억원)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말 기준 1223억원대에 머물렀던 순이익이 4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은행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노력한 것에 비해 실제로 만족스런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며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고 수익성도 괜찮은 부동산신탁업은 은행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탐나는 분야"라고 했다.

    사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신탁업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신탁 만큼은 취급하지 못한다. 금융당국이 은행·보험·증권사 등의 토지신탁 취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부동산신탁 시장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되 ‘겸영신탁회사의 토지신탁 취급 제한’ 행정지도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은행의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도 계열사인 은행을 통해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는 방법 대신 부동산신탁 계열사 등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 진입 규제 완화는 경쟁 촉진을 통한 금융 소비자 혜택 증대가 목적이지 은행 등 겸영신탁사들이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은행이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업무를 못하도록 해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행정지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에서는 부동산신탁업 진입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면서 행정지도를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자 역차별이라고 비판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진입 규제를 완화한다면서 겸영신탁사들의 부동산신탁업 진입을 막고 있는 행정지도를 연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새로운 신탁사가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허용하면서 은행은 안된다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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