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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라면세점 독과점 우려"…시티, 인천공항공사 공정위 제소 추진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8.04.20 12:00

    롯데면세점의 사업권 반납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전이 20일 사업설명회와 함께 시작된 가운데, 신라면세점(호텔신라(008770))이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획득하면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중소면세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티면세점(시티플러스)은 신라면세점의 낙찰을 막기 위해 인천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티면세점은 공항공사에 화장품·향수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감소와 중소기업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시티면세점은 공사가 낙찰자를 선정하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독점의 법적 문제에 관해 서면질의한 뒤 그 결과를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티면세점 고위 관계자는 “공사가 공문에 회신을 주지 않거나,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티면세점은 해당 사안이 기업결합에 준하는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이 선정되면)화장품 판매 독과점으로 중소기업은 존폐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공정위 제소를 통해 이를 사전적으로 심사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3월 21일 오전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가지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중소중견 면세점 입주업체들. /윤민혁 기자
    3월 21일 오전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가지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중소중견 면세점 입주업체들. /윤민혁 기자
    시티면세점은 공문을 통해 “공사의 입찰공고 상 화장품·향수 품목의 경우 현재 이를 운영하고 있는 특정사업자(신라면세점)가 낙찰받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제1터미널 서편에서 화장품·향수 품목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이 동편 및 탑승동의 화장품·향수를 추가 낙찰받을 경우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어 완전독점수준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독점이 이뤄진다면 신라면세점의 거래처 영향력과 시장장악력이 더욱 커져 중소기업의 전반적인 거래 조건과 구조를 편향시킬 것”이라며 “독점에 따른 소비자후생 감소 또한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관해 공항공사는 신라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공정위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의 사업 확장을 막을 권한은 공정위에 없다”며 “하지만 향후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 조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공항 중소·중견면세점 중에서는 시티면세점과 SM면세점, 삼익면세점이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다. 화장품은 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때문에 공사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화장품·향수, 주류·담배 등 매출점유율이 높고 대체가 어려운 제품은 줄곧 대기업에 복수사업권을 부여해 경쟁 구도를 형성해왔다.

    인천공항면세점 1기(2001년~2008년)에서는 롯데면세점과 미국 DFS가, 2기(2008년~2015년)에서는 신라면세점과 AK면세점이 화장품을 판매했다. 현재 3기 사업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이를 나누어 판매해왔으나, 롯데가 철수하면서 해당 사업권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앞서 인천공항 면세점 2기 당시 롯데면세점이 주류·담배 판매장을 단독 운영한 바 있지만, 신라면세점을 포함한 경쟁사의 강력한 요청으로 3기에선 2개로 분할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 대상 구역. 위편 탑승동과 화장품 판매장을 합친 DF1 구역이 눈에 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 대상 구역. 위편 탑승동과 화장품 판매장을 합친 DF1 구역이 눈에 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시티면세점은 현 입찰 구도가 신라면세점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공사는 지난 13일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사업권은 총 2개로,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탑승동과 화장품 판매 구역을 DF1으로 통합했다. DF1을 낙찰받으면 면세점의 ‘노른자위’인 화장품 판매를 독점할 수 있는 구조다. 해당 사업부지의 최저입찰가격은 1601억원으로 2015년 입찰때보다 30% 낮다.

    특히 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과거와 달리 출국장 면세점 운영 중 철수 이력이 있을 경우 감점을 주기로 했다. 때문에 철수 이력이 없는 신라가 유력한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 중 롯데는 이번 1터미널 철수로 감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도 2016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바 있다.

    공항공사는 이날 사업설명회를 열고 5월 24일 최종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사업설명회에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면세업계 ‘빅3’는 물론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HDC신라, 두산, 세계 1위 면세사업자 스위스 듀프리의 자회사 2곳 등 총 9개 회사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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