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딩 자리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공급이 늘어 설 자리가 좁아진 오피스보다, 건축주 입장에선 분양 때마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주거시설이 여러모로 더 낫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지역은 집 지을 땅이 부족해 오피스 자리를 주거 시설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호는 이달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6가 36번지에 공급되는 ‘e편한세상 문래’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곳은 원래 LG전자 강서빌딩이 있던 곳으로, LG전자(066570)가 신사옥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한 뒤 내놓은 부지를 에이리츠가 매입해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곳이다. 지하 2층~지상 20층 4개 동에, 전용면적 59~84㎡ 263가구를 지어 229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부동산 디벨로퍼 신영이 컨소시엄(신영·GS건설(006360)·NH투자증권(005940))을 이뤄 개발 중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 MBC 여의도 옛 사옥도 그런 사례다. 신영 컨소시엄은 부지면적 1만7795㎡에 달하는 MBC 여의도 사옥을 오피스텔과 아파트, 오피스,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건물 4개 동에 주상복합 40%, 오피스텔 30%, 오피스 및 상업시설을 30% 배치하기로 했다. 대부분 주거시설로 계획됐다. 현재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이 막바지 단계며, 다음달 중 MBC와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컨소시엄은 내년 초 주거시설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과거 삼성생명(032830)이 서초구 서초동 1338-7번지 일대 소유하고 있던 강남메트로빌딩도 오피스텔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안젤로고든은 마스턴투자운용을 통해 이 건물을 2016년 861억원에 사들였는데, 주거용 오피스텔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건축허가를 받아 현재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상 최고 20층 높이 오피스텔 총 712실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처럼 오피스가 주거시설로 잇따라 탈바꿈하고 있는 이유는 주거시설이 오피스보다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 끌 뿐 아니라 개발 수익성도 더 좋기 때문이다. 실제 HDC아이앤콘스가 강남구 논현동 225-6번지 옛 YMCA 건물 부지에 짓는 ‘논현 아이파크’는 지난달 분양했는데, 아파트는 평균 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마감됐고 오피스텔도 11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반면 오피스는 공실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업체 존스랑라살르(JLL)에 따르면 서울 시내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13.8%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11.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