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드루킹, 미네르바처럼 폭락론으로 인기 끌어…차트 분석에 음양오행 접목"

  • 안재만 기자
  • 입력 : 2018.04.16 17:12

    “드루킹이요? 기억나는 이름입니다. 그 양반도 폭락론으로 재미 좀 봤습니다. 믿고 투자했던 개인들은 손실을 좀 봤겠죠. 오랜만에 들은 이름인데, 그동안 댓글 조작 부대를 운영하고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는 특이한 약력이 하나 있다. 바로 증권 전문가다. 그는 2010년 출간한 ‘드루킹의 차트혁명’에서 본인을 차티스트(차트 + 아티스트)라고 표현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드루킹이 2009~2011년 기술적 투자 분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여러 번 강의했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300 간다” 믿고 투자한 개인 피해막심

    16일 드루킹을 기억하는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에 대해 “단순 기술적 분석이 아닌, 차트 분석에다 명리학, 음양오행, 천부경 등을 접목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증시에선 단순한 기술적 분석보다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라든지, 소우주라든지 지금 생각해보면 다소 해괴한 것들을 접목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면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불렀던 공포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드루킹은 분명 명리학 공부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의 강의를 찾는 사람이 없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폭락론으로 도배된 그의 예언 내용 일부 /인터넷 캡처
    폭락론으로 도배된 그의 예언 내용 일부 /인터넷 캡처
    실제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는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를 폭락론자로 기억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미네르바 같은 폭락론자였다”면서 “밑도 끝도 없이 무조건 망한다는 식으로 몰아갔다”고 했다.

    2010년 10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그의 책 서평을 남긴 한 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300까지 떨어진다고 했는데 오늘 1900을 찍었다”면서 “그래도 그의 팬들은 '감사합니다'라는 답글만 남기겠지. 참 답답한 노릇”이라고 썼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하필이면 처음 만난 주식 전문가가 드루킹이었고, 하락에 베팅해 큰 손해를 봤다”면서 “틀렸으면 틀렸다고 인정해야 하는데 계속 새로운 자료와 논리로 폭락론을 주장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루킹은 부동산 폭락론도 주장했는데, 2010년에도 강남 아파트는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서평란에도 대부분의 독자는 드루킹의 책에 평점 1점을 주고 있다.

    ◇ 소액주주 운동 한다던 경공모, 실제 운동 사례는 없어

    그가 소액주주 운동을 하겠다며 2014년 만든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은 실제 소액주주 운동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금융당국이나 증시 관계자들 모두 “경공모라는 이름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거나, 소액주주 권리 확대 등을 요구했던 기록은 없다”고 했다.

    한 카페 가입자는 “드루킹이 가입자들에게 ‘내가 지정하는 주식을 10만원어치 사서 의결권을 내게 넘기면 거대 자본을 무너뜨릴 수 있다. 대신 자녀 학자금을 책임지겠다’고 해서 주식을 사서 넘겼던 적이 있다”면서 “그때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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