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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 날린 ‘쿠팡·위메프·티몬’...치킨게임 최후 승자는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8.04.16 16:54 | 수정 : 2018.04.16 18:32

    쿠팡 설립 후 누적적자 1조8600억원...시장점유율 76%
    티몬, 위메프 수년간 자본잠식…’빅3’ 부채규모 2.4조

    국내 소셜커머스(여러 구매자가 물건을 싼 가격에 공동구매하는 것) ‘빅3’의 자본금이 모두 바닥났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탓이다. 치킨게임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위메프, 티켓몬스터(티몬)가 모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완전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적자가 계속돼 납입자본금마저 바닥이 난 상태를 말한다.

    국내 소셜커머스 적자규모 추이(단위 억원)
    국내 소셜커머스 적자규모 추이(단위 억원)
    쿠팡은 회사 설립(2013년) 이후 5년간 총 1조8570억원의 적자를 냈다. 위메프는 2011년부터 7년간 총 3381억원의 적자를 냈다. 티몬도 같은기간 4288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소셜커머스 3사의 누적적자는 2조6240억원에 달한다. 회사 설립 후 한번도 흑자를 낸 곳은 없다.

    이들의 자본총계는 작년말 재무제표 기준 모두 마이너스(-) 상태다. 차입하거나 투자를 받아 유상증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쿠팡은 남아있던 3000억원의 현금이 모두 바닥나 블랙록, 피델리티 등 사모펀드를 통해 올초 약 5000억원의 증자를 받아 자본잠식을 겨우 탈피했다.

    반면 위메프와 티몬은 설립 초기부터 줄곧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해 왔다. -308억원이던 티몬의 자본총계는 작년말 -2860억원으로 불어났다. 위메프도 -2400억원으로 자본잠식이 확대됐다.

    자본잠식이 수년간 지속된 상태에서도 이들 기업이 버틸수 있었던 것은 ‘빚’ 때문이다. 적자를 낸 만큼 차입을 늘렸다. 외상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외상매출채권은 제조업체가 물건이 팔리면 돈을 지급하겠다는 보증서를 이들 소셜커머스 업체에 발급하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현금을 미리 받아 쓰는 금융상품이다.

    적자가 커질수록 빚은 점차 늘었다. 작년말 기준 위메프의 총부채는 5670억원, 티몬은 5180억원, 쿠팡은 1조3230억원이다. 3사가 진 빚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일종의 ‘빚 돌려막기’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쿠팡(2조6814억원), 위메프(4731억원), 티몬(3562억원) 등 매년 3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면서, 이러한 빚 돌려막기가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차입금과 투자를 통해 경영을 계속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있다. 비용절감을 통해 흑자를 내는 구조로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통해 마지막까지 버틴 삼성전자가 승리하고 타 업체들이 줄줄이 항복했듯 소셜커머스 업체도 최후의 승자만 살아남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 그루폰이 출혈경쟁을 버티다 못해 한국 진출 3년만에 철수한 바 있다.

    현재로선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은 쿠팡이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쿠팡은 76%, 위메프 13%, 티몬 1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쿠팡의 누적적자가 커졌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인만큼 지배력 확대에 유리한 구조다.

    쿠팡이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더라도 바로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가격변동에 민감하거나 충성도가 낮은 체리피커형 고객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언제라도 더 싼 가격의 판매자가 나타나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치킨게임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할인폭을 줄이면 새로운 경쟁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가 달리기를 포기하면 회사는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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