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약이 사라졌다"…서울시장 선거 화두는 '부동산 누르기'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8.04.17 06:15

    6·1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서울시장을 노리는 후보들 사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보통 선거철에는 뉴타운 개발 같은 개발성 부동산 정책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표심 잡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선거에선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누르는데 후보들이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13일 열린 TV토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구 재건축·재개발을 집중 허가해 정부 정책 효과를 반감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박 시장은 곧바로 “서울시는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과 건축계획 심의 관련 권한만 있고, 관리처분계획인가는 구청 소관”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 부동산 거래·금융 규제 등을 잇따라 쏟아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열기는 진화됐지만, 서울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국지적인 과열은 계속되고 있다. 과도한 주거 비용 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먼저 부동산 과열의 책임을 박원순 현 시장에게 돌렸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을 보면 집값 급등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 계획보다 현 정부 정책 기조인 도시재생에 집중돼 있다. 허물고 다시 지어 도시를 단장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걸 고치고 가꾸자는 방향이다. 뉴타운 개발 공약 등 대규모 부동산 개발 정책이 나올 때와는 대조적이다.

    박영선 의원은 폐교나 안전등급 미충족 등의 이유로 재건축이 필요한 학교를 신혼부부와 학부모 아파트로 바꿔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전통시장 위에 청년주택을 세워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건축기간을 줄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냈다.

    우상호 의원은 철도 선로와 유휴부지를 활용한 플랫폼 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약 82.7㎞에 이르는 지상철도 일부 구간에 인공지반(데크)을 조성해 복합주거타운을 만들고,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위에 인공지반을 만들어 그 위에 기존 아파트 조망을 헤치지 않도록 한강마루타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대규모 개발 계획 발표를 다 미뤄놓았다. 서울시는 용산역 일대 349만㎡를 개발하는 용산 마스터플랜과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 발표를 모두 연기했다.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장기안심주택, 신혼부부 금융 지원 등 정부의 주거복지정책을 따르는 방향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 역시 개발 정책에 회의적인 태도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선언에서 “거창한 약속을 나열하기에 앞서, 곧바로 할 수 있는 우리 생활주변의 변화부터 만들어 내려고 한다”며 “‘한강르네상스’니 ‘도시텃밭’이니 하다가 덩그러니 남겨진 ‘노들섬’과 같은 전시행정의 유물들도 원래 우리 삶 속으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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