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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바닥난 쿠팡...3년간 1.7조 적자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8.04.16 11:14 | 수정 : 2018.04.16 14:17

    쿠팡 완전 자본잠식...물류비용, 이자비용 증가 발목

    국내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이 지난해 6570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600억원)보다 적자폭이 17%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최근 3년간 누적적자는 1조745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1조1000억원의 투자금액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자본 바닥난 쿠팡...3년간 1.7조 적자
    16일 쿠팡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446억원으로 자본이 전액 잠식됐다. 완전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가 계속돼 납입자본금마저 바닥이 난 상태를 말한다.

    쿠팡의 총자본은 2016년말 기준 3182억원이었으나 이번에 65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이 1조866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4085억원으로 실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쿠팡의 적자폭이 확대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쿠팡 직매입 상품을 하루만에 배송하는 자체 배송망 ‘로켓배송’ 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과 금융비용(환차손) 증가다.

    로켓배송은 당일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집 앞 현관으로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직매입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4월까지 4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확보했다. 이런 규모의 상품을 고객에게 익일 배송할 수 있는 유통사는 쿠팡이 유일하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의 고객들은 수백만가지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매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99.7% 하루 이내에 바로 받아보게 된다”며 “로켓배송과 결합해 소비자 만족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물류비용이 매년 늘어나 쿠팡의 재무제표를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지난해 운반 및 임차료 비용은 1467억원으로 전년(1294억원)에 비해 13% 가량 늘었다.

    쿠팡은 또 직매입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저귀 등 일부 제품을 제조사에서 매입하는 가격보다 싸게 파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매입하는 상품의 가격이 100원이라면 소비자에겐 80원에 제품을 파는 가격정책으로, 20원의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에 더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 탓에 광고선전비도 524억원으로 전년(323억원)보다 62% 가량 증가했다.

    통상 기업이 부실화되면 금융비용이 늘어난다. 쿠팡의 부채총액은 1조3230억원으로 전년(7021억원)보다 확대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쿠팡이 낸 이자비용은 1542억원으로 전년(243억원)보다 637% 증가했다.

    쿠팡은 우리, 기업은행을 통해 약 1100억원 한도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이들 금융사로부터 빌린 돈의 이자가 쌓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외환차손(2425억원)과 외화환산손실(199억원)도 크게 늘었다.

    쿠팡은 자본이 바닥난 상태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긴급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를 위해 올해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가운데 5100억원을 증자형태로 한국 법인 자본 확충에 썼다. 이에따라 쿠팡의 보유 현금 잔액이 813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미국 법인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로선 자본잠식에선 탈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아직까지 알리바바와 아마존 같은 절대 강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쿠팡은 전자상거래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쿠팡의 작년 매출은 2조6814억원으로 전년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는 연내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쿠팡이 더 큰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장악을 위해 쿠팡이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누적적자가 1조70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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