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여론 조작에 쓰인 매크로… 컴퓨터가 스스로 '공감' 반복 클릭

  • 성호철 기자
  • 입력 : 2018.04.14 03:08

    [민주당 역댓글 공작]

    13일 경찰 수사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비방 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피의자들은 수(手)작업이 아닌 '매크로(macro)'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성 댓글에 컴퓨터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여론 조작을 한 것이다.

    매크로는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하나로 묶어 한 번의 키 입력으로 정해진 작동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추석 귀향 표 예매 때 매크로를 걸어놓으면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컴퓨터가 스스로 1초에 수십 번씩 구매 버튼을 클릭할 수 있다. 이번 댓글 조작 매크로의 경우 현 정부와 관련한 기사와 특정 댓글을 지정하고, 여기에 최대 600여 건의 '공감'을 반복적으로 자동 클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공감이 많아진 댓글은 해당 기사에서 가장 위에 노출되는 데다, 공감 숫자도 공개되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런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앞서 올 초 네이버 댓글 공감 수 조작 의혹이 처음 일었을 때 일부 네티즌 사이에선 매크로 프로그램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특정 댓글의 공감 수가 1초에 5~10회씩 기계적으로 빠르게 올라가는 것은 매크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네이버 측은 "매크로를 악용한 댓글 조작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었다. 이용자의 아이디(ID) 숫자를 통제하기 때문에 매크로를 활용해도 무한정으로 공감 숫자를 못 늘린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아이디 1개당 특정 댓글에 달수 있는 공감은 로그인을 하고 한 번씩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디는 휴대전화 번호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휴대전화 번호 하나당 3개까지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댓글조작처럼 공감 수를 600개 이상 달려면 아이디도 같은 숫자가 필요하고 최소한 200개 이상의 휴대전화 번호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3명 외에도 네이버 ID를 이들에게 제공한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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