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 '고용쇼크'...두달 연속 취업자 증가수 10만명대 '최악'(재종합)

입력 2018.04.11 11:33 | 수정 2018.04.12 09:15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6.4%)이 고용쇼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과 임시근로자가 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고 음식 숙박업 취업자수는 10개월 연속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가 고용을 줄이거나 아예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고용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그 결과 취업자 증가폭은 두달 연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인 10만명 초반대에 그쳤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증가폭은 전년동월대비 11만2000명에 불과했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10만4000명으로 떨어진 뒤 3월에도 극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통상 월간 취업자수 증가폭이 30만명을 넘어서야 경기가 활성화한 상황으로 판단한다.

실업률 등 다른 주요 고용지표도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실업률은 4.5%를 기록해 3월 기준으로 17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실업자수도 125만7000명으로 3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청년 실업률은 11.6%로 2016년 11.8%를 기록한 후 3월 기준으로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한국과학기술교육대 교수)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16.4%로 결정된 직후부터 우려됐던 비숙련·단순반복 직종 종사자들과 서비스부문의 일자리 감소 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인건비 부담을 버티다 못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더 많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 보이고, 그렇게되면 일자리 문제는 더욱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한 주택 거래 급감, 공무원 채용 확대 등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정책, 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친노동 정책도 고용지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한국 경제의 고용창출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고용체질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가 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극심한 실업난에 취업자 증가 폭이 2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전방위 후폭풍...임시 일용직 등 취약계층 일자리 급감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전방위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간당 임금이 인상되면 고용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임시·일용직 일자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감소 추세가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일용·임시직 근로자는 3월에 11만2000명이 감소했다. 지난 2월(-26만7000명)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일용직과 임시직이 동시에 5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자영업자는 지난 2월 4만2000명, 3월 4만1000명씩 줄었고, 무급가족종사는 같은 기간 2만1000명과 4만3000명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인원이 1명 이상인 자영업자는 증가하는 반면, 고용인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용인원을 줄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버티다 못해 폐업하는 사례가 지난달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업별 취업자 현황을 봐도 최저임금 인상이 비숙련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고용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판매종사자들은 2018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결정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줄었다.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종사자도 지난 2월부터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도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등 인건비 영향이 큰 서비스업을 취업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고용 위축에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은 크지 않다는 안이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숙박과 음식업 취업자수의 감소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이유도 도소매업의 과당 경쟁이 영향을 줬다"고 했다.


◇ 실업률 고공행진 ‘17년 최고’...정부 재정 통한 일자리 확대 정책 부작용 속출

3월 고용동향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실업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3월 실업률은 4.5%까지 치솟으며 3월 월간 기준으로는 2001년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전년대비 12만명 늘어난 125만7000명을 기록하며 석달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서비스 부문의 고용조정이 실업자수를 증가시키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 정책이 청년실업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9.8%였던 청년실업률이 3월에는 11.6%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채용 확대 정책으로 인해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 20, 30대(일명 공시족)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계청 관계자도 “3월 공무원 채용 시험에 19만명 가량이 지원하면서 2월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됐던 공무원 준비생들이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고, 이는 전체 실업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일자리가 늘어난 산업은 대부분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약속한 분야들이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8만8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에서 5만9000명 등이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반면 일자리 창출규모가 큰 건설업에서는 취업자 증가폭이 4만명에 그쳤고, 양질의 일자리 보고인 제조업의 취업자 증가폭은 1만5000명에 불과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 2016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한 뒤 지난해 6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월간 취업자 증가 규모가 1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고용 창출력이 취약해진 상황이다. 민간 기업의 고용 흡수력이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2개월 연속 월간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사회복지 부문 일자리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민간 기업의 고용이 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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