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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쇼크] 인생 역전한 줄 알았다가 20억 토해내는 직원...삼성증권도 징계

  • 안재만 기자
  • 이민아 기자

  • 입력 : 2018.04.09 10:25 | 수정 : 2018.04.09 17:45

    삼성증권(016360)이 회사 유령주식을 내다 판 직원 16명에게 자사주 매매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을 전액 청구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아직 매매차손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현 주가 수준을 봤을 때 대략 100억원 안팎의 매매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매도 규모가 컸던 일부 직원은 20억원 안팎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생 역전을 노렸다가 파산 신청을 하는 직원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9일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매매차손을 부담하기로 이미 약속했다”면서 “일단 자사주 매입 금액은 회사가 떠안고, 이후 직원에게 청구하는 절차가 이뤄질 것이며 불응 시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증권은 이날자로 직원 1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민사상 책임을 묻는 동시에 형사 고발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담당 직원의 실수로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해 소위 유령주식 28억3000만주가 우리사주 직원들의 계좌에 잘못 입고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 16명은 무려 501만2천주를 팔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다. 이같은 대량 매도로 삼성증권 주가는 한때 11% 급락했고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관리 시스템을 허술하게 관리한 삼성증권도 금감원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배당 착오 오류를 인지하고 주문을 차단하는데까지 37분이 걸려 위기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7일 일정으로 삼성증권에 대해 특별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 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며 “직원은 물론이고, 삼성증권에 대해서도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 삼성증권 매매차손 100억원, 인당 평균 6억원 물어내야...일부 회사 매도 금지 요청 이후에도 팔아

    9일 금융당국과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리서치센터, IB부문 등 본사 직원을 포함한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6일 착오로 입고된 자사주 501만2000주를 오전 9시 35분~10시 5분쯤 시장가에 내다 팔았다. 이 시간에만 변동성완화장치(VI)가 5번 발동했기 때문에 대부분 최저가인 3만5150원에 매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한 직원은 100만주 넘게 매도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직원은 삼성증권이 오전 9시45분쯤 직원들에게 매도금지를 요청한 이후에도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모럴 해저드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삼성증권은 금융감독원에 관련 사태를 보고하고, 매도된 물량을 재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대략 3만7000~3만8000원대 가격에 주식을 재매입했다. 삼성증권은 501만주 중 260만주를 재매입했고, 나머지 241만주는 연기금 등에서 차입했다.

    삼성증권은 일정 기간 동안 장내에서 주식을 되사 연기금 차입 물량을 갚을 계획이다. 언제까지 갚을지 등에 대해선 장내 주가 변동 가능성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했다. 501만2000주 재매입이 완료되면 이 가짜 주식은 소각 과정을 거치게 된다.

    삼성증권이 차입 물량을 현 주가인 3만8000원대에 되산다고 가정하면, 대략 매매차손은 1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 16명은 평균 6억원가량을 물어줘야 한다. 유령주식 100만주를 매도한 직원은 2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보게 됐다.

    4월 6일 이후 주가 흐름
    4월 6일 이후 주가 흐름
    금융당국에 따르면 배당주식이 잘못 입고된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다. 매도 주문은 직후 나오기 시작했다.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에 빠져 서둘러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측된다. 순간의 판단 착오로 억단위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 점유이탈물횡령죄 대상은 좀 더 따져봐야…“윤리교육 절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직원들은 손실액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손실액이 예상을 넘어서는 거액이기 때문에 실제 이행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점유이탈물횡령죄 대상이라고 지적하지만, 실제 법률적으로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착오송금 등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적용되는 분야는 실제 실물이 있지만, 이번 주식배당 사고는 실물이 없다는 점에서 좀 더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면서 “다만 사실 관계만 보면 삼성증권은 당연히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일단 직원들이 손실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약속을 이행하는지 여부를 보고 법적 대응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손실액 청구 외에 강도 높은 직원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에게 단호한 모습을 취해야 한다”면서 “규제로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이 직업 윤리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직원 징계와 별개로 삼성증권도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전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장은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 시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없었고,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는 절차, 감시 기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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