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가 베이징시(市)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 허가를 받았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로 각 기업이 기술 개발을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도 중국은 자율주행차량이 시내 도로를 달리도록 허가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두는 시 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차량용 특수 번호판을 발급받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자율주행차 운영체제(OS)인 아폴로(APOLLO)를 탑재한 자동차〈사진〉를 베이징 도로에서 달리게 할 계획이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인 점을 감안해 우선 인적이 드문 베이징 외곽 도로에서 시작해 점차 도심까지 시험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바이두는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강점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현재는 미국 구글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오는 7월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이는 데 이어 내년부터 일반 자율주행 차량 양산도 시작할 계획이다. 니오창안(長安)자동차 등 중국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도 2020년 출시를 목표로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최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정책 지원의 영향이 크다. 도로주행 관련 규제를 과감히 풀고, 각종 기술 표준을 만드는 등 제도 정비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베이징 인근에 13만3000㎡(약 4만평) 규모의 무인(無人)차량 시험장을 오픈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기업들은 우버 차량 사고 이후 자율주행차 개발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보스턴 등 미국 지방 정부들은 각 기업에 자율주행차 주행 중단을 요구했고, 일본 도요타도 미국에서 진행해온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미국·일본 기업들이 부정적 여론을 피해 중국으로 자율주행차 테스트 장소를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