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출시를 통해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올리브영의 첫 PB ‘웨이크메이크’.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은 지난 11일 자체 개발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 ‘컬러그램’을 론칭했다. 올리브영은 “컬러그램은 쉽고 재미있는 놀이로서의 메이크업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메이크업 시도를 적극적으로 즐기며 재미를 추구하는 놀이 감성이 풍부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

2011년 첫 자체 브랜드를 론칭한 올리브영은 ‘트렌드에 즉각 대응하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타사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으로 현재까지 8개 PB를 만들었다. 이 중 2015년 7월에 선보인 PB ‘웨이크메이크’가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웨이크메이크의 2017년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 올리브영의 강점인 화장품 제품군 중 립스틱과 섀도 히트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오픈마켓 G마켓은 의류기업인 팬코와 손잡고 베이직웨어 브랜드 ‘모카썸’을 론칭했다. 모카썸은 천연 코튼의 원료인 ‘목화솜’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품질 좋은 옷을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김경희 G마켓 브랜드의류팀장은 “뛰어난 품질·합리적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30년간 의류를 생산해 온 의류 제조 수출기업 팬코와 협업해 베이직웨어 브랜드를 기획했다”며 “모카썸을 대표적인 온라인 전용 SPA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007070)은 지난 2016년 2월 새로운 PB ‘유어스(YOU US)’를 론칭하고,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PB인 카페25,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미니언즈우유, 무민우유, 스누피우유 등이 유어스로 통합됐다.

GS25의 PB상품들.

GS리테일 측은 “GS25 PB상품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2016년 37.4%에서 41.7%로 늘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PB 상품 개발을 통해 GS25를 찾는 고객을 늘려 점포 경영주와 본사 수익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의 PB 출시도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6년 출시한 캐시미어 소재 중심 패션 PB ‘LBL(Life Better Life)’의 성공에 이어 지난 2월 두 번째 패션 PB ‘아이젤(izel)’을 선보였다. LBL의 연간 주문액은 1000억원에 달해 홈쇼핑 업계 성공 PB 사례로 꼽힌다. 롯데홈쇼핑은 LBL이 지난해 11월 대만 ‘모모홈쇼핑’을 통해 첫선을 보인 후 한 달 만에 1만3000세트, 16억원어치가 팔렸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057050)은 지난해 프리미엄 패션 PB ‘라씨엔토’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내세운 신규 브랜드 ‘밀라노 스토리’를 론칭했다. 현대홈쇼핑은 밀라노 스토리 제품가를 기존 홈쇼핑에서 선보였던 패션 브랜드와 비슷하게 책정하고 사계절 패션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밀라노 스토리는 첫 론칭 방송에서 20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패션 부문 시간당 매출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홈앤쇼핑은 최근 패션 PB ‘슬로우어반’을 론칭했다. 홈앤쇼핑 패션 담당MD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가심비 열풍이 불며 PB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 슬로우어반으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이렇듯 PB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 불필요한 마케팅·광고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통업체가 제조사 브랜드 상품을 팔면 제조업체가 산정한 마케팅·광고비가 반영돼 원가 자체가 높아진다.

반면 PB는 마케팅·광고비가 붙지 않아 제조사 브랜드보다 원가가 낮다. 유통업체는 중간마진 외에도 PB상품 판매에 따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