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통신시장 공략 선언

조선일보
  • 이기문 기자
    입력 2018.03.20 03:00 | 수정 2018.03.20 16:46

    AI 스피커에 전화 기능 추가, 알뜰폰처럼 기존 통신망 빌려
    직접 설계한 요금 붙여 판매… 우선 어린이용 스마트폰 선보여
    통신3사도 잇따라 키즈폰 출시…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권 경쟁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AI(인공지능)스피커와 어린이용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의 사업 목적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한 뒤 정부와 이를 협의할 예정이다. 별정통신사업자는 알뜰폰 업체처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제 전화 기능을 자사 기기에 추가하고, 직접 설계한 통신 요금을 붙여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자사 AI스피커에 통화·메시지 전송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 12월 알뜰폰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신 회사의 면모를 갖추고 지난 7일 어린이용 스마트폰을 내놨다. 통신업체들은 이에 맞서 AI스피커와 어린이용 스마트폰 등 관련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통신업체 옷 입는 네이버·카카오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는 이달 초 "AI 비서 '클로바'에 음성 통화 기능을 넣기 위해 23일 주주총회에서 별정통신사업자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겠다"고 밝히며 통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네이버가 출시한 AI스피커 '프렌즈'나 '웨이브'에 음성 통화 기능과 메시지 기능을 넣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통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AI스피커를 활용한 배달 음식 주문, 쇼핑 서비스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현재 AI스피커에 '주변에 치킨집 알려줘'라고 했을 때 검색 결과를 음성으로 안내받는 것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전화까지 연결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통화·메시지 기능을 추가한 AI스피커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해 AI스피커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잡고 사용자 수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는 이달 안에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아키'를 출시해 키즈폰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키즈폰 시장에서 맞붙는 인터넷 업체와 통신 업체 그래픽

    카카오는 한발 앞서 지난해 12월 알뜰폰 업체 핀플레이를 손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지난 8일 어린이용 스마트폰 카카오키즈폰을 출시했다. 카카오키즈폰은 알뜰폰 업체처럼 통신 3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 특징이다. 핀플레이 관계자는 "카카오와 시너지를 통해 제품 구매부터 통신 개통, 사후 관리까지 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제품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어린이용뿐 아니라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을 발굴해 가족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통신업체 긴장, 키즈 제품 내고 AI 서비스 정비

    네이버·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통신 3사도 바빠졌다. 네이버가 AI스피커에 통신 기능을 넣겠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도 대응에 나섰다. SK텔레콤 박명순 상무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AI스피커 '누구'에 인터넷 전화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비슷한 통신 기능을 넣어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또 입학 시즌을 맞아 나란히 어린이용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실시간 위치 추적, 학습에 필요한 사전·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언맨·무민과 같은 인기 캐릭터를 입힌 게 특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히 네이버·카카오가 틈새시장인 어린이용 스마트 기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미래 고객과 학부모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통신업계와의 AI 플랫폼(기반) 경쟁 전선도 AI스피커에서 어린이용 스마트 기기 시장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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