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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아인슈타인 계보 이은 故 호킹 박사, ‘블랙홀 특이점’·‘호킹복사’ 입증

  • 김민수 기자
  • 입력 : 2018.03.14 14:55

     조선 DB
    조선 DB
    14일(현지시각) 향년 76세로 타계(他界)한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사진) 박사는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계보를 잇는 천재 물리학자로 현대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호킹 박사의 대표적인 업적은 로저 펜로즈 박사와 함께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론적 특이점을 증명하고, 블랙홀이 열 복사를 방출한다는 이른바 ‘호킹 복사’를 입증한 것이다.

    1959년 영국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호킹 박사는 196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며 눈부신 연구성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1960년대 말 로저 펜로즈 박사와의 공동 논문에서 ‘만일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맞다면 우주는 반드시 특이점(Singularity)으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라는 이론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하며 천재 물리학자로서 유명세를 이어갔다. 호킹 박사는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었던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이론을 결합시킨 것이다.

    현대 우주론에서 특이점은 한 점에서 무한대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무한히 작은 한 점을 말한다. 블랙홀은 여러 성질을 갖고 있는 별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수축하면서 갖고 있던 많은 성질을 버리고 질량과 회전, 전하량만 남는 상태가 된다.

    호킹 박사는 당시 “질량만 갖고 있는 블랙홀의 중심에는 특이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모든 특이점은 ‘사상지평선(event horizon)’이 존재하는데 사상지평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밖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블랙홀에서는 어떤 신호도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가 하나의 블랙홀이 갖고 있는 사상지평선의 면적이 합쳐지면 더 큰 면적을 갖고 있는 블랙홀이 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다.

    계란을 깼을 때 다시 계란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물질은 결국 무질서한 상태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이론인 ‘엔트로피’ 법칙과 이른바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입자와 반입자가 반복적으로 만들어졌다가 없어지는 ‘양자역학’을 우주 이론에 결합시킨 업적도 유명하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이 엔트로피를 갖고 있다면 블랙홀도 온도를 가질 것이며 온도를 가진 물체는 복사 방출하듯 블랙홀도 무언가를 방출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계산을 통해 블랙홀도 복사를 방출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유명한 ‘호킹 복사’의 탄생이다.

    당시 양자역학 이론은 어떤 형태든 정보가 소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상지평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에 적용하면 맞지 않는다. 물리학 근간인 양자역학이 블랙홀에서는 통하지 않는 ‘블랙홀의 정보 패러독스’가 논란이 된 것이다.

    호킹 박사는 호킹 복사 이론을 통해 블랙홀의 사상지평선 근처에서 양자역학에서 설명하는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입자와 반입자 중 하나는 빨려들어가고 다른 하나는 외부로 방출되는 게 가능하다고 입증했다.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블랙홀에 접목시켜 호킹 복사 이론을 완성한 것”이라며 “이론 하나하나가 근본적인 물리 법칙을 다루고 있는 대단한 업적이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가 1982년 펴낸 대중 과학서적 ‘시간의 역사’는 전 세계에서 1000만권 이상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있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분석을 하며 주목받았다. 호킹 박사는 작년 7월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 문명 사상 최악의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2016년 9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강연하고 있다. 홀로그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변의 빛을 모두 없앴다. 가운데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호킹 박사다. /김민수 기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2016년 9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강연하고 있다. 홀로그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변의 빛을 모두 없앴다. 가운데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호킹 박사다. /김민수 기자

    앞서 2016년 9월에는 한 언론사 주최로 열린 행사에는 홀로그램으로 강연을 하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호킹 교수는 당시 홀로그램에서 “처음 과학 연구를 시작했던 1960년대에 우주론은 애매모호한 과학으로 비판받았지만, 최근 우주 공간에 가득한 ‘힉스’ 입자가 발견되는 등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일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됐을까, 의식이란 건 무엇일까, 우주에는 인간 말고 다른 생명체가 정말 존재할까 등이 현재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의문”이라며 “우리 후손들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문제를 과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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