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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밉상 마케팅'...뭇매 맞고 공식사과까지

  • 안상희 기자

  • 입력 : 2018.03.13 06:00 | 수정 : 2018.03.14 18:22

    기업들의 밉상 마케팅에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소비재를 판매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기업들이 연이어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결국 공식사과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가 많아진만큼 더욱 신중한 마케팅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A브랜드 인스타그램 캡쳐
    A브랜드 인스타그램 캡쳐
    대표적인게 아이스크림 브랜드 A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A브랜드는 인스타그램 글에 츄파춥스 파티 미러볼 프로모션을 홍보하며 "내적 댄스 폭발할 때 #너무 많이 흥분 #몹시 위험"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고(故) 조민기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여성이 공개한 카카오톡 내용과 유사하다. 성추행 피해자가 폭로한 내용을 패러디한 것이다.

    결국 A브랜드는 논란이 불거진 글을 삭제하고 공식사과글을 올렸다. A브랜드는 9일 "적절치 못한 단어가 포함된 것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고 게시해 관련자들께 상처를 드리고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사과를 드리는 과정에서도 매끄럽지 못했던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회사 차원의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거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평생 불매한다", "제2의 가해자다" 등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왼쪽은 의성마늘햄 제품사진, 오른쪽은 롯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왼쪽은 의성마늘햄 제품사진, 오른쪽은 롯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컬링 국가대표 선수 인기에 편승한 마케팅도 논란이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23일 인스타그램에 안경을 쓴 여성이 흰색 운동복을 입고 '의성마늘햄'을 들고 있는 모습을 올렸다. 이 여성은 카메라를 쳐다보는 눈이 마치 컬링팀 주장이자 스킵 역할을 하는 김은정 선수를 따라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당 게시물은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롯데푸드가 컬링에 대한 지원이 없다가 컬링팀이 인기를 얻자 '돈주고 쓰긴 싫고 숟가락은 얹고 싶고', '지원 한푼 안해놓고 숟가락 얹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롯데푸드는 해당사진을 삭제했다. 이후 지난 8일 롯데푸드는 국가대표 여자 컬링팀(감독 김민정, 선수 김은정·김영미·김선영·김경애·김초희)을 의성마늘햄 모델로 발탁하고 공식 후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위는 불닭볶음면 인스타그램 캡쳐, 아래는 불닭볶음면 제품 이미지
    위는 불닭볶음면 인스타그램 캡쳐, 아래는 불닭볶음면 제품 이미지
    삼양식품 또한 인기제품인 '불닭볶음면'의 광고음악(CM)이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들어갔다는 논란 끝에 지난달 28일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불닭볶음면' CM송 영상에는 여성이 잠을 자다 일어나 불닭볶음면을 먹고 이전보다 날씬해진 모습으로 외출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여성이 불닭볶음면을 먹을 때 화면에는 '먹는 동안 예뻐지는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네티즌들은 "왜 이뻐진다는 것은 여자인가요. 여자 입장으로 매우 불쾌하다", "뚱뚱한 여성과 예쁜 여성을 변신 전후로 보는 것은 뚱뚱한 여성은 변화하기 전 불완전하다고 인식하게 하는 광고다"며 비난했다.

    삼양식품 측은 "고객 여러분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 말씀 드린다"며 "고객의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보다 세심하게 헤아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이어 "불닭볶음면을 향한 사랑을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속설과 연관지어 표현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불닭볶음면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불쾌감을 주고 말았다"며 "특정 성향에 대한 비하나 희화화를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의욕만 앞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준익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SNS로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가 늘었지만, 그만큼 소바지들의 호감도가 매출에 직결되는 '라이코노믹스(Likeonomics· 호감경제학)'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소비자간의 소통도 활발해져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도,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소셜마케팅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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