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토성 생명체 단서, 지구 안에서 찾았네

입력 2018.03.08 03:00

[우주 생명체 존재 가능성 커져]

- '지구 속 화성' 칠레 아타카마 사막
年 강우량 8㎜, 가장 메마른 곳…
수천년간 휴면 상태인 미생물들, 비 온 뒤 땅속에서 깨어나 활동

- 토성 위성 얼음층 밑에 바다
수심 1000m 오키나와 해저서 채집한 메탄 세균, 토성 위성 환경에서 생존 가능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최근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을 가진 지역에서 잇따라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우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태양계 여러 곳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필수 조건인 물을 찾아냈다. 그렇다면 같은 환경을 가진 태양계의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이르면 2년 내 지구 밖에서 처음으로 다른 생명체를 마주할 수도 있다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지구 속 화성'에서 찾은 미생물

독일 베를린공대 더크 슐츠-마쿠치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화성과 흡사한 조건을 가진 칠레 아타카마사막의 땅속에 미생물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타카마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곳으로 꼽힌다. 연간 강우량이 8㎜밖에 되지 않는다. 간혹 미생물들이 발견됐지만 다른 곳에서 바람에 실려 온 것으로 여겨졌다. 과학자들은 이곳을 '지구 안의 화성'으로 여긴다. 사진만 보면 지구인지, 화성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실제로 유럽우주국(ESA)은 이곳에서 화성 탐사 로봇을 시험했다.

여기가 화성이야? 지구야? -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시험 중인 화성 탐사 로봇. 아타카마 사막에도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화성 생명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SA는 2020년 화성에 엑소마스 탐사 로봇을 보낼 계획이다.
여기가 화성이야? 지구야? -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시험 중인 화성 탐사 로봇. 아타카마 사막에도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화성 생명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SA는 2020년 화성에 엑소마스 탐사 로봇을 보낼 계획이다. /ESA
연구진은 2015년 아타카마사막에 흔치 않은 큰 비가 내렸을 때 멸균 장비로 토양 시료를 채취했다. 이어 다시 원래의 메마른 땅으로 돌아간 2016년과 2017년에도 같은 곳에서 흙을 펐다. 비가 내린 흙에서 미생물의 DNA와 생명체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삼인산) 등의 물질들이 발견됐다. 그 양은 메마른 흙보다 1000배 이상 많았다. 연구진은 미생물들이 수백~수천 년 동안 아타카마사막의 땅속에서 휴면(休眠) 상태에 있다가 비가 내리면 생명 활동을 재개한다고 설명했다.

슐츠-마쿠치 박사는 "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곳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다면 비슷한 환경 조건의 화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성은 수십억년 전에는 물이 풍부한 행성이었다고 추정된다. 그때 번성했던 미생물들이 아타카마사막에서처럼 휴면 상태로 있다가 물을 만나면 다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성에는 지금도 땅속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하며 가끔 얼음이 녹아 물이 흘러내린 흔적도 발견됐다.

물론 화성은 강력한 방사선이 내리쬐고 기온도 낮아 지구보다 더 깊은 곳에서 생명체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ESA는 2020년 화성으로 보낼 엑소마스 탐사 로봇에 2m 깊이까지 시추할 수 있는 드릴을 장착했다.

토성 위성의 바다에도 생명체 가능

바다에서도 지구 밖 생명체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오스트리아 빈대 시몬 리트만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심해 미생물이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와 같은 환경 조건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엔셀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는 2005년 엔셀라두스 남극에서 물기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지난해에는 생명체의 에너지원이 될 수소와 이산화탄소 분자까지 확인됐다. 극한 환경에 사는 미생물인 메탄 세균은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는 심해저 온천에서 산소 대신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에너지를 얻고 부산물로 메탄을 내뿜는다.

연구진은 수심 1000m의 오키나와 해저 분지에서 메탄 세균을 채집했다. 실험실에서 엔셀라두스처럼 지구 대기압의 50배의 압력을 가해도 메탄 세균은 멀쩡했다. 연구진은 엔셀라두스의 핵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람석이 메탄 세균에게 필요한 수소를 충분한 양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에임즈연구소의 크리스 맥케이 박사는 "메탄 세균이 엔셀라두스의 환경 조건에서 살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실험을 통해 입증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엔셀라두스의 생명체 역시 머지않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ASA는 2020년대에 엔셀라두스로 탐사선을 보내 우주로 분출되는 물기둥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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