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가상화폐 시장에 국제적으로 공동 규제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시장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현지시각)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전세계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EU당국은 단독으로라도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지난해 급등했다가 올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좀브로브스키스 부위원장은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국제적인 후속 조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다음달 개최되는 G20(주요 20개국) 회담의 주요 의제다. 독일과 프랑스는 가상화폐 규제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으며 다음달 G20 재무 회담에서 글로벌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세계 금융 시장 내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에 사실상 G20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 G20 국가들이 국가별로 금융 시스템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간 긴밀한 협조가 하루 빨리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EU당국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가상화폐 관련 문제 해결방안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르쿠스 퍼버 유럽의회 의원은 “다른 금융 상품처럼 가상화폐도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전 세계가 함께 움직이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EU만이라도 신속히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가 시장 조작 및 사기혐의에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금융 수단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