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현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계부채가 가계처분가능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동결한다면, 3월에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현재는 “금리가 역전돼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이 또한 단기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계속 미국보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우리나라도 따라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다.

크레딧(신용평가) 시장에서는 서서히 ‘금리 인상 → 자금 조달 비용 증가 → 일부 기업 자금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몇 차례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당장 위기가 불거질 대기업 집단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이슈보다는 우량한 대기업이 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회사채 시장과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을 염려한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005380)그룹이다.

지난해 11월 30일 금리를 인상한 뒤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

임정민 NH투자증권 크레딧 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량 등급 기업 중 롯데그룹(호텔롯데)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등급 안전성 악화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신평사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이후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부진, 원화 강세 및 국내공장 파업 여파로 4분기 영업이익률이 3.2%로 떨어졌다. 중국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 수익성 또한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란 평가다.

이외에도 롯데쇼핑(023530), 대우건설(047040), 한국항공우주(047810)등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언급되는 기업들이다. 모두 우량 등급이고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은 없지만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미국이 시작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또한 저금리 시대가 종결된다. 오늘 금통위를 먼저 보고, 밤(현지시각으로 27일 오전 10시)에는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의 데뷔전을 챙겨야 할 것이다.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통화정책을 보고한다. 연준이 최근까지 그려왔던 큰그림을 보고 싶다면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하는 전임 연준 의장들의 대담(벤 버냉키, 재닛 옐런 참석)을 체크해도 좋을 것이다. 전임 의장 대담은 현지시각으로 27일 오후 2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