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車·식음료·섬유·화학, 한국 기업들 인도 진출해달라"

입력 2018.02.27 03:00

[한국·인도 비즈니스 서밋] 모디 인도 총리 인터뷰 ―박두식 편집국장

- 인도의 잠재력은?
평균 연령 29세… 가장 젊은 나라… 인프라 투자만 내년까지 98조원

- 한국 기업에 바라는 건?
500개 기업 진출해 있지만 16위에 그친 직접 투자 늘렸으면

- 인도, 한국에 왜 중요한가?
인도 자체도 큰 시장이지만 중동·아프리카 진출 교두보 될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6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을 기념한 것으로, 모디 총리의 본지 인터뷰는 이번이 3번째다. 평소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는 "조선일보의 노력 덕분에 한국과 인도 사이에는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며 "서밋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했다.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본지 박두식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본지 박두식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전자, 자동차, 식음료, 섬유, 화학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델리=남강호 기자
인터뷰는 총리 관저에서 본지 박두식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인도 전통의상 차림으로 마주 앉은 모디 총리는 특유의 낮고 굵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답변했다. 그는 "인도는 한국 기업들에 큰 시장일 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이번 서밋이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한국의 하드웨어 역량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균 연령 29세의 가장 강력한 경제 대국 될 것"

―총리께선 '네루 전 총리 이후 가장 사랑받는 지도자'로 꼽힐 만큼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모디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인가?

"인도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력을 쏟는 게 핵심이다. '신(新)인도'를 위한 내 비전은 부패와 연고주의 없는 국가, 모든 인도인이 주택·전기·수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국가,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국가 지도자가 현실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공익에 전념해야 한다."

―인도는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이다. 인도의 잠재력에 대해 말씀한다면.

"인도는 2020년이면 평균 연령 29세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가 될 것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920억달러(약 98조6700억원) 규모 인프라 투자를 할 계획이다. 100개가 넘는 스마트시티가 개발되고 있다. 장기 과제로 델리에서 뭄바이까지 1483㎞ 화물 전용 철도를 연결하는 델리-뭄바이 산업회랑(DMIC)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여기에만 약 1000억달러(약 107조25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대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총리께선 '메이크 인 인디아'를 기치로 내걸고, 인도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경제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추가적인 노력을 할 계획인가.

"인도는 구시대적이고 폐쇄적인 체제를 바꾸고 있다. 정부 거버넌스를 탈바꿈하기 위한 강력한 구조 개혁을 하고 있다. 1400여 개의 중복된 법률을 통합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작은 정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립 이후 최고 수준의 변혁을 거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 친화적인 제조업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전자·자동차·식음료·화학 등 진출 늘려달라"

―총리께선 2015년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은 영감을 불어넣는 나라"라고 했고, 2016년 인터뷰에선 "한국이 성공적으로 국가를 건설한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2018년 현재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40년 동안 한국은 가난과 무지(문맹)를 근절하고 제조업 강대국으로 거듭났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가장 활기찬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비결은 혁신과 기술력이다. 인도도 한국처럼 탈바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인도 뉴델리 중심부 센트럴 시크리테리엇역 입구에 설치된 행사 광고판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韓·인도 비즈니스 서밋 오늘 개막 -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인도 뉴델리 중심부 센트럴 시크리테리엇역 입구에 설치된 행사 광고판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델리=이태경 기자
―인도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아직 후발 주자인데,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인도에는 50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특히 LG, 삼성, 현대차의 성공은 경영대학원에서 교재로 활용될 정도다. 다만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순위를 보면 한국은 16위에 그치고 있다. 전자, 자동차, 식음료, 섬유, 화학 등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적극적인 진출을 하면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성장하는 인도 경제에 무척 잘 어울린다."

―인도에 관심 갖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지만 친숙하지 못한 시장이란 반응도 있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인도 정부는 한국에서 '코리아플러스' 행사를 수시로 열고 있다. 인도 시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들이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을 위한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 최근 2년 동안에만 7100개 이상의 규제를 개선했다."

―인도와 한국 간 경제 협력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양국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는가.

"인구 구조가 젊고 중산층 계급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인도는 그 자체로 큰 시장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중동과 아프리카 진출 교두보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인도는 중동·아프리카와 역사적으로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양국의 필요에 따라 협력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도와 한국은 절대 뗄 수 없는 관계(natural partners)가 돼 가고 있다. 2014년 총리가 될 때 선거 모토가 힌디어로 'Sabka Sath Sabka Vikas(모두 함께 나아가자)'였다. 한국에도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란 비슷한 말이 있다고 들었다. 두 나라는 무척 잘 통한다. 계속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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