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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곧 TV'…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 나왔다[정정내용 있음]

  • 강동철 기자

  • 입력 : 2018.02.27 03:00 | 수정 : 2018.02.28 11:26

    [LED 소자 크기의 100분의 1… 마이크로 LED TV, CES 2018서 주목]

    적·녹·청 光源이 스스로 빛 발해… 두께·무게 크게 줄고 화질 무한대
    삼성전자·日 소니 등서 개발… 가상현실·초대형 광고판 쓰일 듯
    수천만 화소 오차 없이 붙여야… 제조 시간·비용 줄이는 게 관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8'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끈 제품이 하나 있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초대형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 '더 월(The Wall)'이었다. 벽 속에 매립된 146인치의 선명한 화면 앞에 수많은 관람객이 발길을 멈췄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소니 등 TV 업체들과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마이크로 LED 연구·개발(R&D)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야노경제연구소는 마이크로 LED 시장이 작년 700만달러(약 75억원) 수준에서 2025년까지 45억8300만 달러(약 4조9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질부터 크기까지 한계 극복하는 마이크로 LED

    마이크로 LED는 기존 LCD TV에 쓰이는 광원(光源)인 LED 소자(素子) 크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초소형 LED를 의미한다. 약 1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LED 소자들을 디스플레이 패널에 빽빽하게 꽂아 만든 것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다.

    '벽이 곧 TV'…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 나왔다[정정내용 있음]
    '벽이 곧 TV'…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 나왔다[정정내용 있음]
    이 디스플레이는 빛의 3원색인 '적색·녹색·청색'(RGB)을 내는 LED를 이용해 다양한 색을 구현한다. UHD(초고화질)급 화질을 만들려면 패널 위에 2500만개가 넘는 적색·녹색·청색 LED 소자들을 하나하나 꽂아야 한다. 이렇게 꽂힌 LED 소자들은 켜지고 꺼지면서 화면에 나타나는 색을 만든다. 예를 들어 노란색을 구현할 때는 청색 LED 소자는 불이 꺼지고, 적색과 녹색 소자만 켜져 노란색을 만드는 방식이다. 검은색 화면을 만들 때는 모든 LED 소자를 끄면 된다. 이를 통해 실제 자연과 같은 수준의 색감·화질을 만들 수 있다. 기존 LCD TV는 백라이트에 박힌 청색 LED와 컬러 필터를 통해 색을 구현하기 때문에 색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밝기도 낮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광원인 LED를 패널에 곧바로 꽂기 때문에 패널 구조가 단순하다. 전력을 공급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능을 하는 기판과 소자가 박힌 패널, 보호 유리만 있으면 된다. 그만큼 두께도 얇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진다.

    테두리가 전혀 없는(베젤리스) TV도 만들 수 있다. 현재의 TV 테두리는 액정·광원 보호와 전력 공급 기능을 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패널 뒤 기판에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기계 부품인 LED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보호 유리·필름을 통해 손상만 막으면 된다.

    이렇게 만든 패널을 이어 붙이면 이론적으로 디스플레이 크기를 무한정으로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마이크로 LED의 기술 특성을 반영해 더 월 TV에 모듈러(조립식)라는 이름을 붙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건물 외벽 전체를 하나의 디스플레이처럼 만들 수도 있다"며 "크기의 한계를 깰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OLED TV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 난관은 제조 시간과 비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기술도 단점이 있다. 제조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ED 소자를 패널에 하나하나 꽂는 전사(轉寫) 기술이 핵심"이라며 "만약 배열 과정에서 소자가 잘못 들어갈 경우에는 색의 왜곡,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전사 과정에서 오차를 줄여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실 수준인 99.9% 정도의 정확도로도 실제 제품 양산이 불가능하다. 2500만개의 LED 소자를 꽂는다고 하면 평균 2만5000개가 불량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LED가 우선 가상현실(VR) 기기와 초대형 옥외 광고판 분야에서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VR 기기는 생생한 몰입감을 위해 밝기와 화면 해상도를 극대화한 마이크로 LED가 필요하다. 옥외 광고판 분야에서는 화면 크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서 마이크로 LED 기술이 경쟁력을 가진다. 서울대 이창희 교수(전기공학)는 "마이크로 LED가 화질과 밝기, 크기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율을 높여 완성도를 키우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며 "마이크로 LED TV 상용화 시점은 수천만 개의 LED 소자를 오차 없이 부착하는 단계가 얼마나 빨리 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바로잡습니다
    ▲지난 2월 27일자 B11면 '벽이 곧 TV…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 나왔다' 기사에서 나노미터의 기호가 ㎛가 아닌 ㎚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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