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재건축" 압구정 현대, 부담금 정면돌파

입력 2018.02.27 03:00

[3구역 추진위원장 당선자 공약]

"중대형 중심 고품격 단지 조성" 미래 자산가치 높이는 길 택해
수억원 초과이익 부담금 줄지만 조합원들 건축비 분담 늘어나
"주민 동의 쉽지 않을 것" 전망도

서울 재건축 단지 중 '대장주'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구(舊)현대아파트가 '1대1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억원에 달하는 재건축 부담금을 내지 않고 고급화 전략으로 재건축 사업 후 주택 시세 상승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서울 강남권에 최고 8억원대에 달하는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 단, 조합원 부담이 늘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대1 재건축은 조합원 수만큼 아파트를 짓는 사업 방식이다. 보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기존보다 늘어난 가구 수만큼 일반에게 분양해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가구 수를 늘리지 않는 1대1 재건축은 일반 분양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압구정 현대 '1대1 재건축' 추진

압구정 특별계획 3구역(압구정 3구역)은 25일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장 선거를 열어 현대건설 출신의 윤광언씨를 선출했다. 윤 위원장은 선거 공약으로 '1대1 재건축'을 제시했다. 그는 26일 통화에서 "기존 단지가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돼 주민들의 소형 주택 선호도가 낮다"면서 "중대형 중심의 고품격 단지로 재건축해 미래 자산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일반 분양을 줄이고, 기부채납 비율 등을 최소화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부담도 줄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모습. 이 단지가 주축이 된 ‘압구정 3구역’은 최근 재건축조합추진위원장을 선출, 가구 수를 늘리지 않는 1대1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모습. 이 단지가 주축이 된 ‘압구정 3구역’은 최근 재건축조합추진위원장을 선출, 가구 수를 늘리지 않는 1대1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압구정 3구역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개발되는 압구정 일대의 핵심으로 꼽힌다. 36만㎡ 부지에 현대아파트 1~7차, 10·13·14차 등 4065가구가 있다. 구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아파트는 각 단지가 1979~1987년 입주해 모두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넘겼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압구정 3구역은 한강 조망권이나 생활 인프라, 학군 등 서울 강남권 주택 수요자라면 군침을 흘릴 만한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며 "지난해 반포 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화제가 됐는데, 압구정 3구역은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대폭 줄어

압구정 3구역이 계획대로 1대1 방식으로 재건축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은 크게 줄어든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덕분에 오른 아파트 단지 전체의 집값 상승분'을 계산하는 게 핵심이다. 조합원이 보유한 집 한 채의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았더라도, 재건축 때 일반 분양을 많이 해 단지 규모가 배(倍)로 늘어나면 집값 상승분도 동반 상승한다. 1대1 재건축으로 신축 가구를 없애면 재건축 부담금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소형 아파트나 임대주택을 넣지 않고 대형 평형 위주의 '고급 단지'를 만들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반적인 재건축 방식대로라면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고,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 주택을 전체 가구의 60% 이상 배치해야 한다. 1대1 재건축 방식은 소형 주택을 짓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은 주택 크기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30% 정도 늘릴 수 있다. 여기에다 고급 마감재 적용 등 '개발 비용'을 늘리면 재건축 부담금은 더욱 줄어든다. 압구정동 K공인중개 관계자는 "강남에서도 최고의 입지에 차별화된 단지를 만들면 장기적으로 주택 시세가 훨씬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주민 동의 여부가 관건'

압구정 3구역의 1대1 재건축이 최종 성공할 때까지는 난관이 꽤 있다. 우선 조합원이 재건축을 위해 내야 하는 분담금이 크게 늘기 때문에 주민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고 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익 규모를 스스로 줄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주민들도 있다. 윤광언 압구정 3구역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앞으로 모든 것은 4000여 명 소유주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1대1 재건축사업이 진행된 단지는 2015년 입주한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460가구)와 올해 입주 예정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555가구) 등 대부분 1000가구 미만의 중소형 단지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유 자금이 없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소유자들은 수억원대 분담금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가구 수가 많아 주민 전체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1대1 재건축

일반 분양을 통한 수익이 없는 재건축 방식. 재건축 사업으로 가구 수를 늘리지 않고, 조합원 수만큼 아파트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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