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영업 기밀을 어떻게…" 원가 공개 압박에 반발 나선 프랜차이즈

  • 김충령 기자

  • 입력 : 2018.02.23 03:00

    "어떤 식재료를 얼마에 사서 얼마 남기고 파는지 다 공개하라는 것인데, 영업 기밀을 내놓으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정부가 프랜차이즈 업체 '원가' 공개를 추진하는 데 대한 한 프랜차이즈 업체 임원의 푸념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가격 상·하한과 마진율 공개 등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맹점을 열려는 사람들이 이를 확인하고 가맹점을 열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23일 열리는 규제개혁위 심사를 통과하면 개정안은 사실상 확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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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업계는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필수품목 공급 가격은 본부 입장에선 영업 기밀인 '원가'입니다. 한 피자업체 관계자는 "치즈·반죽 등을 얼마에 사는지까지 낱낱이 공개하라는 것인데, 다음날이면 경쟁업체에서 그대로 따라하게 될 것"이라며 "독창적인 노하우를 다 공개하라는 얘기"라며 한숨을 내쉽니다. 업계에선 "결국 가맹본부는 창의적이고 고마진의 제품보다는 저마진의 뻔한 제품을 팔 것이고, 대신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 강화만 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향 평준화' 된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을 열려는 희망자들에게 '비밀보장서약'을 받고 필수품목 가격과 마진율을 공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만약 가맹 희망자가 원가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면 업체가 민형사상 소송을 걸면 된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임원은 "대문을 열어놓게 해놓곤 '도둑 들면 경찰 부르면 된다'는 무책임한 얘기"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갑질'이나 과도한 폭리는 바로잡아야겠지만,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 잡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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