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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T맵이냐, 원내비냐"...불붙은 통신사 모바일 내비 경쟁

  • 심민관 기자
  • 입력 : 2018.02.15 04:00 | 수정 : 2018.02.15 10:37

    “대구로 가는 가장 빠른길 알려줘.”

    직장인 김창운(38)씨는 작년 설연휴에 구형 내비게이션 기기를 사용했다가 낭패를 봤다. 같은 시각에 서울에서 출발한 김씨의 동생은 고향인 대구까지 1시간 일찍 도착했다. 김씨의 구형 내비게이션은 길만 안내해줬고 동생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해서 길을 안내해줬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제공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수요가 늘면서 국내 통신사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통신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은 SK텔레콤의 ‘T맵’과 KT와 LG유플러스가 함께 구축한 ‘원내비’로 양분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빅데이터 처리,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같은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설연휴 귀성길 시간 단축을 위해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보다는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과 주행정보 같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사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SKT, ‘T맵’ 음성인식 AI는 기본…추돌사고까지 경고

    SK텔레콤(017670)은 설 연휴를 맞아 T맵의 돌발상황 관련 정보의 정확도를 대폭 개선하고 사용자환경(User Interface)을 개편한 ‘T맵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적용했다.

    T맵 V2X는 앞서가는 T맵 이용 차량이 급제동하면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최대 1킬로미터(km) 내 뒤따르는 차량의 T맵 이용 화면에 일제히 경고 문구를 띄워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기술이다.

    T맵 V2X에 적용된 AI는 스마트폰 모션 센서, GPS 정보, 이용자의 빅데이터로 차량 급제동 여부를 판단한다. 뒤따르는 운전자는 전방 상황이 시야에 보이지 않더라도 T맵 경고에 따라 서서히 속력을 줄여 추돌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이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통해 순식간에 이뤄진다.

    ‘T맵 V2X’ 개념 설명도. / SK텔레콤 제공
    ‘T맵 V2X’ 개념 설명도.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TBS교통방송과 손잡고 돌발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 제공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SK텔레콤은 기존 고속도로 모드에서만 제공되던 톨게이트와 주유소 정보를 일반 주행 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T맵의 음성인식 AI 기능을 사용하면 운전 중 음악 재생은 물론, 전화의 수발신이나 주유소 같은 경유지의 추가, 경로 변경, 목적지까지의 남은 시간 또는 현위치 확인을 음성으로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운전 중 걸려오는 전화를 거절하고 싶을 때는 “거절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운전 중이니 나중에 연락하겠다’ 같이 미리 설정된 수신 거부문자를 발송한다. 지인에게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을 알리는 문자도 보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설연휴 기간 중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230여개 관광지 중 한 곳을 T맵에서 목적지로 설정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10만명을 추첨, 선물을 주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즉석에서 베니키아 호텔 숙박권(250명), 문화상품권(5000명) 또는 편의점 상품권(10만명)의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다. 경품에 당첨되지 못해도 별도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기아 올 뉴 모닝(1명), 아이패드 프로 10.5(3명)를 받을 수 있다.

    ◇ ‘내비 동맹’ 맺은 KT·LGU+…CCTV 서비스로 특화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2017년 7월 ‘KT 내비’와 ‘유플러스 내비’를 통합한 ‘원내비(ONE NAVI)’를 출시했다. 양사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1위인 T맵을 견제하기 위해 내비 동맹을 맺었다.

    원내비의 특징은 실시간으로 교통상황 CCTV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원내비를 사용하면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경찰청과 협력해 전국 4000여개의 CCTV를 볼 수 있다. 가령 서울 광화문을 지나는 경로를 검색한 뒤 음성으로 “CCTV 보여줘”라고 말하면 광화문 교차로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볼수 있다. T맵과 마찬가지로 2월 초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됐다.

    원내비에 제공되는 CCTV 영상. / KT 제공
    원내비에 제공되는 CCTV 영상. / KT 제공
    원내비에 AI 플랫폼인 ‘기가지니’도 탑재되면서 음성으로 목적지 설정, 경유지 추가, 과속카메라 위치 확인 등이 가능해졌다. 원내비는 ‘타임머신’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기가지니가 도로 정체상황이나 주행정보 등을 분석해 목표한 장소에 도착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출발시간을 고객에게 알려준다. 양사는 상반기 안에 원내비에서 지니뮤직을 연동해 음성으로 음악을 검색하고 들을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현재 원내비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3월 중 아이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완료할 방침이다. T맵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아이폰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원내비는 설을 맞이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더블U 원내비 1000미터 주행 이벤트’를 기획했다. 설 연휴 기간에 원내비로 1000미터 이상 주행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000명에게 LG전자 그램 노트북(1명), 모바일 주유권 3만원권(99명), 커피교환권(900명)을 증정한다.

    ◇ 통신사들, 무료로 개방하고 돈 되는 교통정보 빅데이터 수집

    T맵과 원내비 모두 개방형 서비스다. 통신사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 사용료는 별도로 발생한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자사 가입자가 T맵과 원내비를 이용한 경우 데이터 사용료까지 면제해 주고 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통해 수집되는 운전자 이동경로, 운전 습관, 교통정보 등은 각 통신사에 중요한 빅데이터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할수록 빅데이터 분석은 더 정교해진다.

    이동통신사 한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에 쌓인 빅데이터는 자율주행 사업과 AI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며 “교통정보 빅데이터는 향후 대형 유통업체, 보험사 같은 이종 산업군 회사들과의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연휴 T맵이냐, 원내비냐"...불붙은 통신사 모바일 내비 경쟁
    SK텔레콤은 2016년 7월 T맵을 SK텔레콤 이외 가입자에게 개방한 이후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개방 1년 반 만에 다른 통신사와 알뜰폰 이용자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월간 이용자수 1000만명 가운데 200만명 정도가 다른 통신사 가입자다. 일간 이용자수만 270만명에 이른다.

    KT와 LG유플러스가 통합한 원내비 월간 이용자수도 300만명에 이른다.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T맵에 빼앗긴 모바일 내비게이션 이용자를 다시 끌어오겠다는 게 KT와 LG유플러스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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