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계

[신동빈 구속] '신동빈의 남자' 황각규 부회장, 비상경영 이끈다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8.02.14 14:06 | 수정 : 2018.02.14 14:5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되며 롯데는 창사 51년만에 ‘총수 부재’라는 초유를 사태를 맞게 됐다. 롯데는 즉각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는 지난 13일 저녁 황 부회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황 부회장과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허수영 화학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등 4개 BU(Business Unit) 부회장을 주축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는 황각규 대표.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는 황각규 대표. /연합뉴스 제공
    롯데그룹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 사태를 막고 내부 임직원, 협력사, 외부 고객사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신동빈의 남자’ 황각규… 롯데지주 ‘각자대표’로 비상경영 총괄할듯

    롯데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이끌 황 부회장은 2016년 사망한 이인원 부회장의 뒤를 이은 롯데그룹 2인자다.

    황 부회장에게는 늘 ‘신동빈의 남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황 부회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로 입사한 ‘화학통’이다. 1990년 신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했을 당시 부장으로써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황 부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 엘리트로,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지녀 신 회장을 보필할 인재로 일찌감치 낙점받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황 부회장은 1995년 롯데 그룹본부로 적을 옮긴 후 국제팀장·실장을 거쳐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하며 그룹 전략을 책임졌다. 신 회장 주도하에 롯데그룹이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를 통해 급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과 함께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의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각자대표는 회사를 대표할 때 모든 대표이사의 동의가 필요한 ‘공동대표’와 달리, 회사의 영업에 관해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을 지닌다. 신 회장의 결제가 없더라도 황 부회장이 롯데그룹 대표로써 현안을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롯데지주 깃발을 흔들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오른쪽)이 바라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롯데지주 깃발을 흔들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오른쪽)이 바라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실제 롯데그룹 내에서 황 부회장의 영향력은 일반적인 전문경영인 이상으로 막강하다는 것이 롯데그룹 내외부의 평가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 회장에게 올라가는 그룹 주요 보고 사안은 모두 황 부회장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룹 내 2인자가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울만도 하지만, 롯데그룹 내에서 황 부회장이 ‘신동빈의 남자’, ‘2인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롯데 즉각 비상경영체제 돌입… 황 부회장 및 BU장 신 회장 면회

    롯데그룹은 이날부터 즉각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지주는 애초 신 회장의 재판 결과를 낙관하고 설 연휴 하루 전인 14일을 휴무일로 지정했지만, 뜻밖에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주요 임직원이 모두 출근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오전 황 부회장과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 허수영 화학BU장, 윤종민 롯데지주 HR실장, 류제돈 롯데지주 전무 등은 변호인단과 함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신 회장을 10여분간 면회했다. 이날은 신 회장의 63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면회에서 신 회장은 황 부회장에게 “국내외 경영전반과 임직원 및 소비자 동요가 크지 않게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만큼 (현안을)두루 챙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는 신 회장 1심 선고에 대한 항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법무팀과 담당 변호인단이 판결문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롯데가 항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