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ㆍ통상

정부, '불리한 가용정보'로 고율 반덤핑·상계관세 부과한 美 WTO 제소

  • 세종=전성필 기자

  • 입력 : 2018.02.14 09:00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조선일보DB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조선일보DB
    정부가 한국산 철강 및 변압기에 불리한 가용정보(AFA·Adverse Facts Available)을 적용한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WTO에 제소한다. AFA는 수입규제 조사 당국이 대상 기업이 조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불리한 추론으로 판정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미국이 AFA를 적용해 한국산 철강과 변압기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봤다”며 미국을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양자 및 다자채널을 통해 AFA 적용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지만 미국은 AFA를 계속해서 적용하고 있어 WTO 제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제소에 앞서 정부는 법리 분석과 업계 및 관계 부처 의견 수렴을 거쳤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미국이 2015년 8월 관세법을 개정한 뒤 미국 측에 유리한 AFA를 적용해 한국산 철강 제품 등에 잇따라 관세 폭탄을 매겼다고 보고 있다. 2016년 5월 한국산 도금강판에 반덤핑 최종판정을 통해 47.80%라는 관세를 매겼고, 같은해 7월과 8월에는 냉연강판에 각각 반덤핑 관세 34.33%, 상계관세 59.72%를 매겼다. 또 2016년 8월과 열연강판에 상계관세 58.68%를 부과했고, 같은해 9월에는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9.49% 매겼다. 작년 8월 한국산 변압기에는 반덤핑 최종판정을 통해 60.81%라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2015년 8월 관세법 개정 이후 AFA를 적용해 한국산 철강 및 변압기에 총 8건에 걸쳐 9.49~60.81%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은2015년 8월 관세법 개정 이후 AFA를 적용해 한국산 철강 및 변압기에 총 8건에 걸쳐 9.49~60.81%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는 WTO 협정에 따라 이날 미국에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보내고, 같은 내용을 WTO 사무국에도 통보할 계획이다.

    제소국이 양자협의 요청서를 상대국과 WTO에 전달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에 대한 WTO 제소에 시동을 거는 절차인 셈이다. 요청서는 상대국의 수입규제 조치가 어떤 점에서 문제인지, WTO 협정에 어떻게 위배되는지 등에 대한 제소국의 주장을 담은 일종의 소장이다.

    상대국은 요청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두 국가가 양자협의를 통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제소국은 WTO에 분쟁해결 패널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자협의에서 AFA 적용에 따른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치가 빠르게 시정되거나 철폐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양자협의에서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WTO 패널 설치를 요청해 본격적인 분쟁해결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