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임대료에…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서 철수"

조선일보
  • 채성진 기자
    입력 2018.02.14 03:00

    [면세점 업계 지각변동 가능성]

    중국인 관광객 줄며 매출 급감, 인천공항측과 인하 협상도 결렬
    주류·담배 外 3개 사업권 반납 "6월 말쯤 매장 완전히 정리할 것"
    빈자리에 신라·신세계 들어오면 국내 3대 면세점 순위 바뀔 수도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한다. 사드 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철수가 현실화하면 현재 1·2터미널에서 전체 면적의 37%를 차지하던 롯데면세점 매장은 10%로 쪼그라들게 된다.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공간을 2위 신라면세점이나 3위 신세계면세점이 확보하면 국내 면세점 업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 4개 사업권 중 3개 반납"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을 제외한 향수·화장품, 패션·피혁, 탑승동 등 3곳의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3월 초쯤 계약 해지를 승인하면 120일 연장 영업을 한 뒤 6월 말쯤 매장을 완전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주류·담배 매장은 유지한다.

    롯데면세점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17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그동안 3차례 면세점 사업자 입찰을 진행했는데 롯데는 모두 참여했다. 1기 사업 기간(2001년 2월~2008년 1월)에는 4845억원, 2기 사업 기간(2008년 2월~2015년 8월)에는 2조6억원 등 임대료를 냈다.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3기 운영 기간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 8월까지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4개 구역의 5년간 임대료는 총 4조1412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사드 보복 이전까지 해마다 50% 이상 급증하는 방한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낸 임대료는 2015년과 2016년에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500억원대로 뛰었고, 올해부터는 1조원 이상을 내야 했다. 롯데로서는 수천억원대 위약금을 부담하고서라도 매장을 철수하는 것이 더 낫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후속 사업자 조만간 선정"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공식 요청했다. 현행 최소 보장액이 아닌 품목별로 영업요율을 정해 사실상 인하해 달라는 것이었다. 양측은 수차례 협상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인천공항이 임대 계약과 관련해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에 대해서는 배임의 소지가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롯데 측에 통보했다"며 협상 여지는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여객 불편과 공항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롯데면세점 철수 후 남은 2년간 영업할 후속 사업자를 조만간 선정한다. 롯데면세점은 "1터미널 매장의 직영 사원 100명은 모두 본인 희망에 따라 2터미널과 서울 시내점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브랜드가 파견한 판촉 사원도 차기 사업자와 협의해 고용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신세계가 매장 확보 시 지각 변동

    면세점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의 자리를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이 확보하면 단숨에 1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매출이 1조2000억원대인데, 이를 모두 신라면세점이 가져간다고 가정하면 4조6000억원이 된다. 롯데면세점은 6조원대 매출이 4조8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3위 신세계면세점이 이 매장을 확보하면 매출이 3조원대로 뛰어 2위권으로 상승할 수 있다. 이 업체들은 "향후 인천공항공사가 적정한 임대료를 제시하는지 살펴본 뒤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소공점과 잠실점 등 시내 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면세점 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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