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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구속] 같은 ‘제3자 뇌물죄’인데 이재용은 무죄, 신동빈은 유죄 판결...롯데, 면세점 특허권 반납 위기

  • 유윤정 기자

  • 백예리 기자

  • 입력 : 2018.02.13 17:58 | 수정 : 2018.02.13 18:0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신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입장했지만, 법정에 착석한 뒤에는 변호인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자리에 앉은 뒤에는 다시 차분한 표정으로 방청객석을 훑어보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된다”는 뇌물죄 유죄 취지의 판결문이 낭독될 때도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법정구속이 확정된 후엔 일순간 혼란에 빠져 말을 잇지 못했다.

    롯데그룹 측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통해 무죄를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덧붙였다.

    ◇ 충격 빠진 롯데....똑같은 ’제3자 뇌물죄’인데 재판부 판단 달라

    신동빈 회장은 최순실씨가 주도한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신 회장이 받은 혐의는 단순 뇌물죄가 아닌 제3자 뇌물죄다.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70억원을 직접 준 것이 아니라 재단에 냈기 때문에 적용됐다. 제3자 뇌물죄는 반드시 공무원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돈에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됐다. 지난 5일 2심 재판부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 작업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아 그에 대한 부정한 청탁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을 석방했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청탁했는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에 대해선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두 사람 사이에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묵시적인 부정 청탁이 있었다며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 특혜가 삼성의 승계 작업보다 청탁 대상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유죄 판결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같은 사실관계를 놓고도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반납 위기...1300명 실직 가능성

    이번 판결로 롯데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권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관세청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의혹과 관련해 “정해진 공고 절차에 따라 특허심사를 진행했다”면서도 “법 저촉 여부가 확인되면 입찰 당시 공고한 기준에 따라 롯데의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취득했는지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위법 정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법에 따르면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와 결격사유 및 명의대여가 확인되면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 관세청은 향후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관세법을 어겼는지 판단해 특허 심사를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잠실 월드타워점 영업권이 박탈되면 롯데 면세사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THADD) 배치 보복 여파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절반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특허가 취소될 경우 직원 13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놓인다. 잠실 월드타워점은 지난 2015년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후 직원들이 극심한 고용불안을 느끼는 등 고충을 겪은 바 있다.

    신 회장과 롯데 측은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해 특혜와 거리가 멀고,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이전부터 거론돼 독대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항변해 왔다.

    롯데그룹은 대법원 최종 결과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당작 특허 취소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특허 취소에 관해선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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