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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구속] 비상경영체제 어떻게 되나... '오른팔' 황각규 부회장 역할 주목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8.02.13 17:31 | 수정 : 2018.02.14 13:4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1심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됨에 따라 롯데그룹은 창사 51년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 위기를 맞게 됐다. 롯데그룹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서 신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공격적인 해외사업과 지배구조 개선 등 ‘뉴 롯데' 체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재계 5위 롯데그룹을 이끌 비상경영체제가 어떻게 구성될지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이 옥중 경영에 나선다 하더라도 세부적인 경영 현안까지 챙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는 황각규 대표.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롯데지주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는 황각규 대표. /연합뉴스 제공
    재계에서는 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를 중심으로 유통, 식품, 호텔 및 서비스, 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통솔하는 4개의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로 비상경영체제가 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총수가 부재한 상황이라 대규모 투자 등 신규 사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현상 유지를 통한 안정'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지주 출범으로 컨트롤타워 기능엔 큰 문제 없을듯...일본 롯데 이사진 동향 주목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그룹 지주사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황각규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다. 각자대표는 회사를 대표할 때 모든 대표이사의 동의가 필요한 ‘공동대표’와 달리, 회사의 영업에 관해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을 지닌다. 신 회장의 결제가 없더라도 황 부회장이 결정한 사안이 롯데그룹 ‘대표’의 뜻으로 기능할 수 있는 셈이다.

    총수인 신 회장이 구속됐지만 황 부회장과 롯데지주 산하 각 조직이 그룹 현안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이뤄져 있다.

    신 회장의 한국 롯데 경영권은 롯데지주 출범으로 확고한 상태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의 지분 13.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롯데지주는 국내 계열사 91개 중 51개사를 편입했다.

    왼쪽부터 윤종민 HR혁신실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 팀장. /롯데그룹 제공
    왼쪽부터 윤종민 HR혁신실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 팀장. /롯데그룹 제공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와 L1~L12 투자회사가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를 100% 지배하고 있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 경영진이 신 회장의 실형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할 경우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지배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간 불협화음의 소지가 있어 한일 롯데 통합 경영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롯데지주 내에선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부사장)과 롯데지주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롯데지주 가치경영실과 재무혁신실은 각각 그룹 기획·전략과 M&A·유동성 확보 등 역할을 맡고 있다.

    ◆ 계열사 현안 각 BU장들이 챙길듯

    계열사군별 경영은 각 BU장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월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및 서비스 등 4개 분야의 BU를 신설했다.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 이재혁 식품BU장(부회장),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부회장), 허수영 화학BU장(부회장)이 각 BU장을 맡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허수영 화학BU장,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 /롯데그룹 제공
    왼쪽부터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허수영 화학BU장,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 /롯데그룹 제공
    당시 롯데그룹은 “BU는 각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관계 계열사 공동 전략 수립, 국내외 사업 추진, 시너지 향상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사업분야를 크게 4개로 나눠 각 분야에 경영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뜻이다.

    각 BU의 역할은 설립 직후에는 그룹과 계열사의 중간다리 역할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4월 조직개편을 거친 후 각 BU가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공동구매, 통합 마케팅, 기술 교류 등에 나서고 있다. 총수 부재가 현실화된 만큼 각 BU장의 책임경영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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