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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과징금 2조 내야"

  • 방현철 기자

  • 금원섭 기자

  • 입력 : 2018.02.13 03:13

    [법제처, 과징금 낼 필요 없다는 금융위의 해석 뒤집어]

    법제처 "차명계좌 절반 원천징수" 금융기록 없어 부과 여부 미지수
    검찰, 삼성전자 3번째 압수수색

    법제처가 12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 계좌에 들어 있던 돈 절반을 과징금으로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법령 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으로 밝혀진 차명 재산 4조4000억원에 대해 최대 2조20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다만 과거 금융 기록이 뚜렷하지 않아 정부가 과징금을 제대로 부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금융위원회는 이 회장의 차명 계좌들이 유령 인물이 아니라 삼성 임직원 등이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제시하고 만든 계좌라서 '실명 재산'에 해당하고, 뒤늦게 이 회장 이름으로 바꿨더라도 소득세 등 세금만 내면 되고 과징금은 낼 필요가 없다고 해석해 왔다. 그런데 새 정부가 과거 정부가 내린 해석을 뒤집고 하루아침에 정반대 법령 해석을 내놨다. 이 때문에 정부 스스로 행정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제처는 이날 "금융실명제 실시 후 실명 전환 의무 기간(2개월) 내에 자금 출연자(소유자)가 아닌 타인 명의로 실명 확인 또는 전환했으나 금융실명법 시행 이후 해당 차명 계좌의 자금 출연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경우엔 차명 계좌를 그의 실명으로 전환하고 금융기관은 과징금을 원천징수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정부는 1993년 8월 12일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해 금융실명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1997년 12월 31일 기존 긴급명령을 금융실명법으로 대체하면서 법 시행 이후에 실명으로 전환하는 경우엔 금융 자산의 5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명 전환에 대한 큰 원칙은 제시했지만 차명 계좌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어 논란이 돼 왔다.

    금융실명제 주무 부처인 금융위는 "주민등록증 등으로 실명 확인을 하고 계좌가 개설된 경우엔 과징금 징수 규정이 없어 과징금을 물릴 수 없다"고 해석해 왔다. 그러나 작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금융위가 금융실명법을 잘못 해석해 차명 계좌를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달 초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의뢰했고 12일 그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이 최근까지 확인한 이건희 회장의 차명 계좌는 1229개이다. 이 중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계좌가 27개이고, 금융실명제 이후에 개설된 계좌가 1202개다.

    하지만 차명 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는 논란이다. 과징금을 물리는 기준은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 계좌에 들어 있던 자산이 돼야 하는데, 그 액수가 얼마인지는 알기 어렵다. 금융 기록의 보존 기한은 10년이고, 삼성 특검은 2008년에야 있었다. 이날 금융위는 "국세청·금감원 등 관계 기관과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차명 계좌 문제는 처음부터 이건희 회장의 개인 재산으로 회사로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전자를 세 번째 압수 수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이 있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혐의를 수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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