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땅값 10년만에 최대폭 상승… 보유세 부담 더 커진다

  • 장상진 기자

  • 입력 : 2018.02.13 03:00 | 수정 : 2018.02.13 09:48

    [현대차 옛 한전 부지 19.4%… 제2롯데월드 4.76% 상승]

    공시지가 6.02% 올라… 하반기 보유세 개편 예정, 세금폭탄 가능성

    - 보유세 계단식 누진 구조
    연남동 땅값 20% 상승했다면 보유세는 25% 넘게 오를 듯

    - 커피 팔면 땅값 오르더라
    연남동 카페거리 18.76% 급등… 경리단길·가로수길 14% 상승… 제주는 16%, 부산 11% 올라

    -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15년째 1위, 3.3㎡에 3억129만원

    전국 땅값(표준지 공시지가)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가 작년 대비 6.0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2008년(9.6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작년에는 4.94% 올랐다. 상승 폭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커지고 있다.

    수도권(5.44%)보다 광역시(8.87%)와 시·군(6.02%) 지역이 많이 올랐다. 제주는 16% 넘게 올라 전국 시·도 중 3년 연속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상승률은 6.89%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연남동·성수동 등 주요 상권(商圈)이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

    공시지가는 재산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 부과 기준이다. 정부는 매년 2월 전국 50만 표본 필지를 조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하고, 이를 기준으로 5월 말쯤 전국 모든 필지(약 3200만여 필지)에 대한 '개별 공시지가'를 확정한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통한 증세까지 예고한 상황이어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부산 1·2위… 서울 연남동 급등

    최근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은 지방이 주도하고 있다. 16.45% 오른 제주도가 3년째 시·도별 상승률 1위였다. 2~4위는 부산(11.25%), 세종(9.34%), 대구(8.26%)였다. 제주는 신화역사공원·제2공항 개장, 부산은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과 주택재개발 사업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집값이 떨어진 시·도도 땅값은 올랐다. 작년 집값이 1.1% 떨어진 울산은 공시지가가 8.22% 올랐고, 그 외 충남·북, 경남·북 등 집값 하락 지역도 모두 공시지가는 4~7% 올랐다.

    서울시내 급등 지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 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이런 괴리는 주로 아파트 때문에 나타난다. 우선 수백~수천 가구가 하나의 번지수를 쓰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 가격을 집계할 때에는 수백~수천 가구 가격이 하나하나 포함되지만, 공시지가에서는 1개 필지 가격으로만 집계된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아파트값=땅값+건물값'인데, 아파트값이 내려도 땅값 자체는 조금씩이라도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수년째 국토부가 실제 가격과 공시 가격의 차이를 줄이는 이른바 '공시 가격 현실화'를 진행 중인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서울시내 땅값 상승은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업지역이 주도했다. 연남동이 18.76% 올랐고, 성수동 카페거리(14.53% ), 경리단길(14.09%), 가로수길(13.76%)이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가 2014년 낙찰받은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옛 본사 부지 가격은 작년 21% 오른 데 이어, 올해도 다시 19.4% 급등, 3.3㎡당 1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부지는 올해 4.76%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올해도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부지(3.3㎡당 3억129만원)였다. 작년보다 6.16% 오르며 15년 연속 전국 1위를 유지했다.

    누진 구조 보유세, 땅값보다 더 오른다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땅·주택 보유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 폭보다 크게 오른 세금을 내는 경우가 많다. 보유세제가 계단식 누진 구조이기 때문이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팀장에 따르면 서울 연남동 357㎡짜리 땅은 공시지가가 19.9%(17억1701만원→20억5862만원) 올랐지만, 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24.6%(601만원→749만원) 오른다.

    특히 땅값 상승으로 올해 처음 종부세 대상이 된 경우 작년보다 세 부담이 훨씬 커진다. 종부세는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주택은 6억원(1주택자는 9억원), 나대지(빈터) 등 종합합산 토지는 5억원, 상가·사무실 부속 토지 등 별도 합산 토지는 80억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예컨대 작년 4억9095만원이던 나대지 공시지가가 올해 5억2206만원으로 5.26% 오르면, 보유세는 기준(나대지 5억원) 초과에 따른 종부세가 추가되면서 총 9.7% 오른 248만원을 내야 한다.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부지 보유세는 작년 305억원에서 올해 320억원으로,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보유세는 226억원에서 265억원으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보상 기준은 '짜게', 과세는 '후하게'?

    국토부는 지난달 30일에는 "2017년 전국 땅값(지가변동률)은 평균 3.88% 상승했다"고 밝혔었다. 지가 변동률은 국가가 민간 토지를 수용할 때 보상 평가 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과세 지표가 보상 지표보다 50% 이상 오른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가 변동률의 3배 이상이었다. 국토부 측은 "지가 변동률과 공시지가 변동률은 샘플 숫자와 구성비 등이 달라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지가 변동률 자료에는 땅값이 잘 안 오르는 '임야'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동일 필지에 대한 두 지표의 차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지가 변동률이 약간 더 보수적"이라고만 답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잣대를 통일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15일까지 이번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아 4월 12일 확정된 표준지 가격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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