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에 산 실트론, 1년만에 시장가치 2조원…SK, 또 M&A '대박'

조선비즈
  • 전재호 기자
    입력 2018.02.13 06:00 | 수정 2018.02.13 10:59

    SK그룹의 지주회사 SK(034730)㈜가 작년에 ㈜LG(003550)등으로부터 인수한 SK실트론이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실적이 대폭 좋아지면서 SK그룹이 다시 한번 인수합병(M&A) 성공 사례를 쓰게 될지 관심이다. 정유, 통신 등 내수산업이 주축이었던 SK그룹은 2012년에 SK텔레콤(017670)을 통해 인수한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매출액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13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가 작년에 총 1조425억원가량에 인수한 SK실트론의 시장 가치는 현재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안타증권은 SK실트론의 시장 가치를 2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대형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
    SK㈜는 작년 1월 23일 ㈜LG로부터 LG실트론의 지분 51%를 약 6200억원에 매입한 뒤 이름을 SK실트론으로 바꿨다. 이후 SK㈜는 실트론 채권단이 갖고 있던 지분 19.6%를 추가로 인수했고, 나머지 지분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인수했다. TRS는 증권사가 실제 투자자 대신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주식을 매수한 다음 실제 투자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SK㈜와 최 회장은 실트론 지분 49%를 총 4225억원가량에 매입했다.

    반도체의 기초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주로 만드는 SK실트론은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고 나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웨이퍼는 얇은 원판으로 그 위에 IC칩 등을 올려 반도체를 만든다. SK실트론은 2011년과 2012년에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나 이듬해부터 반도체 경기가 하락하고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15년에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016년엔 다시 340억원으로 감소했다.

    실트론 지분을 갖고 있던 ㈜LG는 당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지분을 전량 매각했는데, 매각 후 반도체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SK실트론의 이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SK실트론은 작년 3분기까지 8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6년 전체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SK실트론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12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양지환 대신증권(003540)연구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용 웨이퍼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SK실트론은 올해 분기 매출 2500억원, 연간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SK실트론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은 ‘A-’로 유지했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3실장은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300㎜ 웨이퍼 생산기업으로, SK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SK하이닉스와 거래 관계가 공고해져 사업 안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단기적으로 반도체 산업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가 절감으로 영업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실트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의 지분을 인수할 때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SK㈜ 측은 최 회장의 회사기회 유용 의혹에 대해 “해외업체가 지분을 인수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었으며, 회사의 사업기회 유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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