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없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 손용순 사장

조선비즈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입력 2018.02.12 16:44


    100세 시대에는 50대도 청년과 다름없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50대 중반에 은퇴를 해서 60세가 넘으면 할 일이 마땅히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편견을 깨고 ‘일이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고 스트레스도 없앤다’ 말하는 젊은 시니어가 있다.

    ◆55세에 죽전문점 직원으로 취업, 나이 60에 창업

    60세에 하루 매출 20만원대이던 매장을 인수해 매출을 세 배 이상 올리며 8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손용순(67세, 죽이야기 시흥시화점 사장)씨다.
    오랫동안 유통업계에서 일했던 손 사장은 50대 중반에 은퇴했다. 손에서 일을 놓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고객으로 들락거리며 일이 간단하고 안정적인 업종이라는 호감을 갖고 ‘죽전문점’을 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두려웠다.

    그래서 바로 창업하지 않고 유명 죽브랜드 가맹점의 직원으로 입사했다. 그 때 나이가 55세였다. 음식점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감자, 양파, 무, 애호박, 당근 등 식자재 준비와 조리까지 하나씩 배웠다. 2년 6개월간 주방 보조로 일하다가 이후에 주방장이 됐다.
    ‘고객으로 보는 죽 사업과 매장에서 일하는 것은 사뭇 달랐다’는 게 손사장의 말이다. 생각보다 일이 많았다. 하지만 창업의 꿈은 접지 않았다.
    선뜻 자신감이 생기지 않아 여러 브랜드를 접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 직원으로 일하던 유명 브랜드 가맹점을 그만두고 현재 운영중인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의 주방장으로 재취업했다. 그 때가 나이 60세일 때였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 손용순 사장은 보통 사람 같았으면 은퇴할 나이인 60에 창업했다./한국창업전략연구소

    당시만 해도 죽이야기의 브랜드 인지도도 약했고, 바로 건너편에는 유명 브랜드 죽가맹점이 운영되고 있었고 500미터 안에 다른 죽전문점도 운영되고 있었다. 새로 취업한 매장은 매출도 보잘것없어서 20만원선이었다. 하지만 주방조리부터 중국교포 직원관리까지 매장 운영을 도맡아 운영했다.
    이전에 일했던 매장보다 죽 맛이 훨씬 좋았다. 특히 전복죽의 경우 완도에서 가장 신선한 활전복을 산소 포장해서 들여오는 등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품질이 뛰어나면 매출을 훨씬 더 올릴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할 무렵 사장이 손용순씨에게 매장 인수를 권했다.
    매출은 낮았지만. 이 정도 맛과 품질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죽전문점 창업을 목표로 일했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

    ◆가맹본사에 대한 신뢰와 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창업

    품질에 대한 자신감 외에도 손용순씨가 매장 인수를 결정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위치상의 이점이다.
    주변에 소아과, 내과, 치과, 한방병원, 종합병원 등 많은 병원이 많았다. 특히 영유아들만을 위한 건강한 이유식이 있는 ‘죽이야기’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체매출의 60%가 포장 매출일 정도로 이른 아침에도 소아과에서 나온 포장 고객이 많았고, 저녁 9시까지 병원 문이 닫힐 때까지 이유식이 팔렸다.
    현재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죽 메뉴가 영유아를 위한 이유식 죽이다.

    발아퀴노아를 넣은 Dr.이유식은 ‘죽이야기’의 전매 특허로 한우버섯이유식, 한우미역이유식, 브로콜리게살이유식, 닭고기영양이유식 등 총 9가지 종류로 맛은 물론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 있다.
    또한 유리병으로 포장되어 환경호르몬 걱정이 없고, 3개 분량으로 포장해 나눠 먹기 좋고, 아기의 월령에 맞게 입자와 농도를 조절해 구매가 가능해 정왕동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났다.

    두 번째는 자연주의 죽 전문점으로서 건강한 재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의 대표 메뉴인 전복죽은 국내산 완도 전복만을 사용해 깊은 맛을 내고,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한우 야채죽’도 최고 등급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손 사장은 “죽은 아프거나 몸이 안좋을 때 더 많이 찾는 음식이다. 나는 고객들에게 ‘건강 죽’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의 모든 죽 메뉴엔 조미료의 첨가가 없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간이 싱겁다. 싱겁다고 느끼는 고객들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장조림 등 찬을 더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 번째 가맹본사에 대한 신뢰였다. 죽이야기 임영서 대표를 직접 만나고 임영서 대표가 쓴 책과 강의를 읽고 들으면서 가맹본부 사장이 저 정도 열정으로 가맹점을 위해준다면 가맹본사를 믿고 함께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사업에 확신을 가진 손 사장은 집담보 대출을 보태서 매장을 인수했다. 당시 투자비는 임대 보증금 포함해 1억5000만원이었다. 8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성공적인 투자였다는 게 손사장의 평가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 손용순 사장은 창업 전 주방 일을 배워 요즘도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방조리를 맡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1일 20만원이던 매출이 70만~80만원으로 껑충

    사업 여건은 좋았지만 매출 20만원이던 매장을 1일 매출 70만~80만원대로 끌어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은 인근에 병원이 많아서 죽전문점만 6개가 있다. 손사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전국 어디든 똑같다. 본사가 깔아준 밥상에 점주의 열의와 역량에 따라서 매출이 달라진다’며 ‘장사가 안될 때 본사 탓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 남들 쉴 때 쉬면 돈 못 번다’고 잘라서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시흥시화점은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죽집 치고는 늦은 밤 11시 반에 문을 닫는다. 일요일에도 쉬는 법이 없다. 인근 점포들은 보통 9시나 10시에 문 닫고 주말에는 대부분 영업을 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손사장이 돈을 더 벌려고 늦게까지 문을 여는 것은 아니다. 죽집을 찾는 손님들은 갑작스럽게 가족이나 지인이 아프거나 아니면 본인이 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해서다.
    손님들로부터 아이가 아프거나 임신한 아내가 죽을 찾는데 밤이나 일요일엔 죽을 살 곳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들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수술하고 나왔는데 늦은 밤에 문을 연 죽집이 없어 겨우 찾아왔다며 고맙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다.

    영업시간을 늘이면 더 힘들지만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음식점 사장은 직원보다 더 친절해야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줘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게 손 사장의 생각이다.

    ◆브랜드 운영 방침을 엄격하게 지키는 게 성공비결

    손 사장은 엄한 사장이다. 내 손자를 위한 죽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장사에 임하고 있어 당근 관리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주방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바로바로 처리해 쌓이는 일이 없게 한다. 모든 식기를 일일이 삶아서 살균 처리함은 물론 직원들은 위생모, 마스크 착용부터 손톱까지 세심하게 위생검사를 한다.

    매장 인수 후 2년 정도 주방은 손 씨가 맡고 홀은 딸이 도맡아 운영했다. 고객이 점차 늘자 6시간 주방업무를 지원하는 직원을 구했다. 직원들의 경우 막차 시간도 있고 해서 현재까지도 오후 6시부터 11시 넘어서까지는 손 사장이 직접 주방조리를 맡고 있다.
    항상 테이블을 주시하면서 물이나 반찬 리필 등 식사 도중 고객이 원하는 것들을 재빠르게 챙긴다. 단골 장사는 사장이 매장을 지키며 고객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영업 활성화에 중요하다. 손 사장은 늘 고객과 대화를 나눈다. 계산할 때 죽 맛을 묻고 고객의 의견을 경청한다.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의 주 고객은 병원 방문객들과 이유식을 찾는 주부고객들과 가족단위 고객들이다. 특이한 점은 중국교포들의 방문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주민 단지를 끼고 있는 상권 입지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의 경우 죽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고 아침식사로 죽을 주로 먹는다는 것을 장사하면서 알게 됐다.

    시흥시화점은 인근 정왕동 주민뿐 아니라 거주하고 있는 중국교포들에게 매장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정왕동 전지역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한다.

    죽집은 으레 배달이 안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매달 10만원씩 마케팅 비용을 들여 지역배달 책자에 배달광고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내방고객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그 결과 배달주문이 차츰 늘어 현재는 전체 매출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다.


    ◆시흥시화점 손영순 사장의 성공비결

    1.창업할 업종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업종을 대표하는 브랜드 두 곳에서 직원으로 5년 이상 직원으로 근무하며 일을 배웠다. 직원으로 일한 6년이 짧다고 느낄 정도로 오랫동안 사업을 배우고 알차게 준비했다.

    2. 나이들었다는 생각을 버리고 은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55세의 나이에 초보자로 음식점 직원이 되었고 60세에 과감하게 매장을 인수해서 창업에 도전했다.

    3. 사장 코스프레만 하지않고 밑에서부터 확실하게 배웠다. 설거지, 식자재준비, 조리 등 모든 것을 꼼꼼히 배웠다. 주방 청결관리, 식재료의 신선도, 품질 등 척보면 알 정도가 돼야 성공한다.

    4. 막연히 성공을 기대하지 않았으며 성공요소를 명확히 했다. 가맹본사가 신뢰성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맹본사 사장의 인품과 경영철학을 조사했으며 상권과 경쟁점의 특성을 상세하게 분석해서 승산을 따졌다.

    5. 가맹본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품질관리부터 접객, 마케팅까지 최선을 다했다.

    5. ‘죽은 약’이라는 가맹본부의 품질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 품질관리를 철저히 했다. 작은 이익에 욕심내지 않고 국내산 완도 전복과 최고등급 한우 사용, 조미료 사용 금지 등 가맹본사의 품질 기준을 철저하게 지켰다.

    7. 고객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경영철학을 지키고 있다. 이를 위해 재료 본연의 맛으로만 간이 되도록 노력했다. 싱겁다고 말하는 고객에게 장조림 등 반찬을 더 제공하면서 저염식의 중요성을 설득했다.

    6. 시간과 돈을 투자해 고객에게 내 매장을 각인시켰다. 늦게까지 문을 열고 주말에도 영업을 했다. 배달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마케팅에 투자하는 등 찾아가는 죽집으로 점포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및 ‘CEO의 탄생’ 저자. 서울 신사동에 있는 스타트업 카페 ‘CEO의 탄생’에서 ‘트렌드전략스쿨’과 ‘CEO의 탄생 사장학교’, 4차산업혁명 시대의 프랜차이즈 창업경영을 가르치는 프랜차이즈 4.0 스쿨 및 신사업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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