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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나금융-오라클, 글로벌 연구소 설립...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만든다

  • 정해용 기자

  • 입력 : 2018.02.12 05:50

    하나금융지주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과 손잡고 글로벌 연구소(Lab)를 공동으로 설립한다. 양사는 온라인 상에서 각국 금융소비자들의 디지털자산을 실시간으로 교환하고 유통, 결정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웰스파고 등 주요국 금융회사들도 이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씨티 오라클 본사 / 사진 = 블룸버그
    미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씨티 오라클 본사 / 사진 = 블룸버그
    ◇ 오라클과 손잡고 글로벌 연구소 만드는 하나금융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2일 “오라클과 하나금융이 미래 산업에 대한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연구소(Lab)를 만들기로 했다”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과 금융, 유통, 통신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전사적 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오라클의 최고경영진과 만나 관련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우선 각국의 디지털 자산을 온라인상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중개금융기관 없이 교환하고 유통·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GLN·Global Loyalty Network)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의 멤버십포인트를 보유한 고객이 온라인 플랫폼(GLN)에 접속해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미국 웰스파고나 일본 미즈호 은행, 대만 타이신 은행 등의 디지털 머니와 교환·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각국 환율을 계산해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정산하는데는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A라는 금융회사가 자사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을 50만개 가지고 있다면 다른 국가에 위치한 B금융사 고객이 사이버상에서 A사 디지털 자산으로 교환해 50만개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 고객이 해외로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환전이나 수수료 등의 부담 없이 디지털 머니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해외에서 결제하기 위해서는 비자나 마스터 등 국제망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 가상화폐에 자극받은 금융·IT기업들, 디지털자산 시장 뛰어들어

    오라클과 하나금융이 운영하게 될 연구소는 한국을 비롯해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거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핵심 인재를 실무책임자로 두고 거점 연구소들을 총괄할 책임 임원들이 이들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비즈니스 모델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 세계 오라클 고객사로 유통할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의 실시간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대만 타이신, 일본 쓰미크러스트·미즈호, 미국 웰스파고 등 주요국 금융회사들도 이 디지털 자산 플랫폼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금융회사와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의 유통과 교환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가상화폐의 열풍으로 그 가능성이 일정부분 입증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대표적 디지털 자산이다. 특히 사이버공간인 거래소에서 전자지갑의 형태로 사고 팔고 거래소와 거래소 사이에서도 손쉽게 가상화폐를 이전할 수 있다. 이미 비트코인을 활용해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기업들이 국내외에서도 나타난 상태다. 화폐를 대체할 디지털자산의 출현이 화폐를 기본으로 비즈니스를 해온 전통적 금융회사를 자극했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는 IT기업들과 손을 잡도록 한 셈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부문만으로 계속 비즈니스를 해 나갈 수 있느냐는 오라클의 고민이 있었고 하나금융 등 금융사들도 더 이상 전통적인 금융회사의 비즈니스에만 머물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어 서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1977년 래리 엘리슨이 창업한 오라클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매출 규모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오라클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은 377억 달러(한화 41조원)였으며 175개국에 43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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