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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어라운드 샤오미 "2년 6개월내 중국 스마트폰 1위 탈환"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8.02.08 12:00

    레이쥔 회장 사내강연서 자신감 표출...올해는 글로벌 500대 기업 진입 목표
    연 매출 1000억위안 달성 7년...애플 20년 페이스북 12년 구글 9년보다 빨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7일 사내강연에서 10개 분기 내 중국 시장 1위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샤오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7일 사내강연에서 10개 분기 내 중국 시장 1위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샤오미
    “10개 분기(2년 6개월)내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小米)의 창업자 레이쥔(雷軍)회장이 7일 사내 강연을 통해서 밝힌 새 목표다. 스마트폰을 내놓은지 3년만인 2014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시장 1위에 올랐다가 화웨이(華爲) 등 토종 경쟁사들에 밀리며 2년간 힘든 시절을 지낸 샤오미가 지난해 턴어라운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2020년 6월까지 다시 1위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레이 회장이 1만8000여명의 직원들 앞으로 띄운 이날의 공개 메시지에는 턴어라운드가 샤오미의 비즈니스모델과 가치관의 승리라고 규정하는 등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올하반기로 예정되는 증시 상장을 앞두고 몸 값 띄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샤오미는 상장후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약 108조 8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기대한다.

    ◇샤오미 나홀로 고성장...인도에서도 밀린 삼성 중국 데자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샤오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샤오미
    레이 회장은 작년 10월에 연간 매출 1000억위안(약 17조 2000억원) 목표를 조기달성했다고 밝혔다. 창업 7년만에 이룬 것으로 애플이 20년, 페이스북이 12년, 구글이 9년 걸려서 달성한 성적이라고 비교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17년 화웨이가 21년만에 이룬 연간 매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레이 회장은 지난해를 턴어라운의 해라고 묘사하고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작년 2분기부터 출하량이 뚜렷히 반등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5위권에 다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조사기관 IDC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에 세계 4위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시장 전체적으로 6.3%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96.9% 증가하며 나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32.6% 증가한 5510만대를 판매했다. 작년 전체 중국 시장이 4.9%로 줄어들면서 3위인 비보 판매량도 0.8%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12.4%로 애플(9.3%)을 제쳤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지난해 4억4430만대로 2016년보다 4.9% 감소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10개 분기내 중국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한 레이 시장은 해외 신흥시장에서도 약진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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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미는 이미 해외 70여개국에 진출해 이 가운데 5곳에서는 상위 5위권에 진입하는 성적을 냈다. 레이 회장은 여러 조사기관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작년 3분기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6년만에 1위자리를 빼앗긴 것은 2014년 중국 시장에서 1위자리를 샤오미에 빼앗긴 삼성전자가 기타업체로 분류될만큼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1분기만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9%로 1위였지만 지난해 3분기 2%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레이 회장은 지난해 인도를 3차례, 인도네시아를 두차례, 베트남을 한차례 갔다왔다며 모두 거대한 시장기회를 봤다고 말했다.

    ◇혁신과 품질이 턴어라운드 비결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해외 출원 지재권이 중국에 출원한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샤오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해외 출원 지재권이 중국에 출원한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샤오미
    레이 회장은 턴어라운의 비결로 혁신과 품질을 꼽았다. ‘망원경으로 혁신을 보고, 현미경으로 품질을 본다’를 슬로건으로 내 건 덕분에 혁신이 샤오미를 더 높게 날게 했고, 품질이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레이 회장은 작년초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칩 펑파이(澎湃)S1을 양산하고 탑재했다며 전세계에서 칩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자체 설계하고 제조하는 능력을 가진 곳은 4곳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작년 9월 1일 핀란드 디자인박물관은 샤오미가 2016년 10월 출시한 미믹스를 소장한다고 발표했다. 미래 휴대전화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세계 최초로 전면(全面)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작년 8월에는 같은 이유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DEA에서 디자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독일의 iF디자인 금상, 일본 굿디자인 베스트 100 금상도 지난해 받았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가 ‘중국 제조’에서 ‘중국 디자인’으로의 약진을 실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가 세계 최대 사물인터넷(IoT)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인공지능(AI)영역에서도 앞서서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중국 기업으론 믿기지 않는 같은 성능 대비 낮은 가격, 즉 가성비(價性比)를 내세워 ‘대륙의 실수’란 별칭이 붙은 샤오미는 AI 스피커에서도 중국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작년 12월 샤오미 알리바바 징둥(京東) 3개사 AI스피커 IQ테스트와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샤오미 제품의 IQ지수 대비 가격이 11.25로 가장 높았다. 알리바바가 6.38, 징둥이 2.81 순이었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의 비즈니스모델을 ‘중국판 코스트코’라고 얘기한다.

    레이 회장은 전세계에 출원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이 2만 4000여건이고, 획득 건수도 592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지재권 비중이 53%로 절반이 넘는 다는 점도 강조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내부 강연에서 품질의 샤오미를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내부 강연에서 품질의 샤오미를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
    품질이 회사발전의 생명선’이라고 설명한 레이 회장은 작년초 품질관리위원회를 만들어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왔다며 최근 ‘중국 제조 2025’ 10대 최고 품질상을 샤오미가 받는 수준으로까지 키웠다고 말했다. 레이 회장 본인도 2017년 품질인물상을 받고, 중국 질량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하반기 상장 샤오미 시총 1000억달러 웃돌까

    턴어라운드 샤오미 "2년 6개월내 중국 스마트폰 1위 탈환"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샤오미는 이미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뱅크, JP모간, 모건스탠리 등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화얼제젠원은 지난달말 투자은행(IB) 업계를 인용해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900억달러~1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상장에 앞서프리 IPO(기업공개)가 진행중으로 2월27일 이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0년 창업한 샤오미는 기업가치도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업 당시 4000만달러(약 435억원)를 유치하면서 2억 5000만달러(약 272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샤오미는 2011년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 880억원)로 치솟으며 창업 1년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떠올랐다. 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했던 2014년 12월 11억달러(약 1조 1968억원)를 받으면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460억달러(약 50조 480억원)였다. 2014년은 삼성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해다.

    이후 2년간 실적이 악화되면서 샤오미는 기업가치 거품론에 휘말렸다. 하지만 올해 상장을 추진하면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 안팎에 이른다. 거품론이 고개를 숙인 것이다.

    하지만 가성비 중시가 낮은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게 샤오미의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지난해 1~9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매출은 각각 1713억위안(약 29조 4636억원)과 1438억위안(약 24조 7336억원)으로 1000억위안을 넘어선 샤오미를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순이익은 샤오미가 10억달러(약 1조 880억원)로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각각 9분의 1과 7분의 1에 머문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 화얼제젠원(華尔街見聞).은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샤오미 실적을 애플과 비교한 결과, 매출은 16분의 1, 순이익은 50분의 1수준에 그쳤다.

    애플은 세계에서 시총이 가장 큰 기업으로 7일 현재 8115억달러(약 882조 9120억원)를 기록했다. 2004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텐센트와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모두 5000억달러(약 544조원)를 넘어서면서 아시아에서 시총 1,2위 기업에 올라있다.

    2016년만해도 레이 회장은 5년내 상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 상장은 이같은 방침을 번복하는 것이다. 턴어라운드 추세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로 본 레이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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